[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증시가 약세로 마감한 가운데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 돌파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냈지만 고점을 또 한 차례 높이며 거래를 마쳤다.
전날 폭등했던 국제 유가가 이날 급락했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신임 총리가 취임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앞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과정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4.45포인트(0.13%) 오른 1만8372.12에 마감했고, S&P500 지수 역시 전날보다 0.29포인트(0.01%) 소폭 오르며 2152.3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17.09포인트(0.34%) 떨어진 5005.73을 나타냈다.
앞서 이틀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운 뉴욕증시는 좁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연출했다. 추가 모멘텀이 부족한 상황에 고점에 대한 부담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리면서 교착 국면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완만한 상승세로 출발한 주가는 곧 약세로 돌아섰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경계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 하지만 장중 보합권에서 횡보하던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는 다시 한 차례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아트 호간 분더리히 증권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단기에 지나치게 큰 폭으로 뛰었다”며 “이 같은 상승 열기는 식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S&P500 지수는 최근 저점에서 10거래일 사이 7.5%에 이르는 상승률을 기록한 상황이다. 전날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연초 이후 상승세를 회복했다.
피터 부크가 린지그룹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주가 방향은 기업 2분기 실적이 좌우할 것”이라며 “최근 주가 상승이 펀더멘털과 무관한 랠리였는지 여부도 어닝시즌을 통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과 관련, 포트 피트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이번 어닝시즌에 확인해야 할 것은 연말 상황에 대한 기업 경영자들의 전망”이라며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댄 주가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제프리 클라인톱 찰스슈왑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방어주 섹터가 주도한 주가 상승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며 “추세적인 주가 상승이 이어지려면 금융과 IT 섹터가 이끄는 강세장이 나타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지난달 수입물가가 전월에 비해 0.2% 상승하는 데 그쳐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5%에 못 미쳤다.
특히 휘발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수입물가는 전월에 비해 0.3% 하락해 지난해 12월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에서는 지난 5월 중순~6월 말 사이 미국 경제가 완만한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민간 소비가 주춤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임금 상승이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행이 소재한 12개 주요 지역 가운데 초임이 상승한 곳은 3개 지역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하반기 실물경기가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6월 고용 지표 호조에도 금리인상이 상당 기간 보류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4% 급락하며 배럴당 44.75달러에 거래됐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한 주 사이 미국 원유 공급이 25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325만배럴에 못 미치는 수치다.
종목별로는 다우존스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 가운데 유나이티드헬스와 마이크로소프트가 1% 내외로 상승한 반면 홈디포가 1% 떨어졌다.
유가 급락에도 엑손 모빌은 약보합을 나타냈고, 아마존은 지난 12일 프라임데이 행사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1% 이내로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