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소유한 업체가 칼자루 쥘 가능성 높아
[뉴스핌=함지현 기자] 올해 연말 '3차 면세점 대전'에 참전할 잠재적 참여자들이 저울질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들 간 '합종연횡'이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시내면세점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자사가 가진 장점을 부각하되, 단점은 보완할 수 있는 합작사 형태로 도전을 하는 업체가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신규면세점 중 유일한 합작사인 HDC신라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다만, 다른 신규 시내면세점들이 생각보다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향후 면세점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각 업체들은 고민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간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이 만든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사진제공=HDC신라면세점> |
2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랜드와 HDC신라, 신세계, 한화갤러리아 등이 자의와 관계없이 합작 가능성이 있는 업체들로 꼽힌다. 이들 중 일부 업체들은 실무신 사이에서 최적의 파트너를 구하기 위한 접촉까지 이뤄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도 일상적인 정보교류 수준에서 실무자들 간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감 기한이 점차 다가오면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지 않겠냐"며 "'우리만 단독으로 하겠다'고 나선 업체를 제외하고는 합작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만약 신규로 합작사가 나오게 된다면 부지를 소유한 업체가 칼자루를 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나 호텔신라, 한화갤러리아 등은 서로 손을 잡기 어렵다는 의미다. 이랜드는 중국 내에서 입지를 다져온데다 중국 내 최대 여행사인 완다와 손잡고 합작 여행사를 꾸린 바 있다. 호텔신라는 면세점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입점할 부지가 없다는 단점이 겹친다.
이때문에 이들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부지로 내세울 수 있는 신세계 등과 접촉할 개연성이 높다. 롯데면세점이나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등 참여를 확정지은 업체의 경우 자사 단독으로 입찰에 나설 것이 기정 사실화 돼 있어서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는 워커힐,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을 각각 부지로 내세웠다.
다만 아직까지 합작사를 꾸리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각 업체들이 추가 특허전에 뛰어들어야 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어서다.
면세점은 유통업계에서 성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문을 연 업체들의 성적이 좋지 않은데다 이번에 추가 면세점 세 곳이 더 문을 열게되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신규면세점에 뛰어들어야 할 신규면세점들 입장에서는 기존에 오픈한 매장이 자리잡는 게 우선인만큼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여유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추가 면세점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을 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 명동점이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특허전에 나서겠다는 공식 선언은 미루고 있다. HDC신라나 한화 등도 아직은 신규면세점의 연착륙이 우선 숙제이며, 추가 특허전 참여는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을 선결과제로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면세점들은 새롭게 문을 연 면세점의 운영 안정화가 먼저인데다 부지나 전략 등 고려해야할 점이 많이 섣불리 나서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며 "다만 부지를 확보하게 된다면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절반의 준비는 마친 셈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