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녹스·참존 등 젊은층에 생소한 브랜드 변신 나서
[뉴스핌=박예슬 기자] 뷰티업계가 추억의 브랜드를 ‘붐업’ 시키며 부활에 나서고 있다. 일부 브랜드에 국한됐던 뷰티시장의 인기가 보다 고르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이자녹스’의 쿠션, 블러셔, 립밤 등의 제품에 디즈니 ‘밤비’ 캐릭터를 입힌 ‘이자녹스X디즈니 밤비 컬렉션’을 내놓았다.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 X 디즈니 밤비 콜렉션’(왼쪽)과 참존화장품의 '디알프로그 토코비타 에너지크림'. <사진=각사> |
제품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온라인 등에서 이례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이자녹스 브랜드가 LG생활건강의 타 브랜드에 비해 젊은층의 선호도가 비교적 낮았던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효과다.
회사 측은 이번 제품 출시를 통해 기존 이자녹스 고객층에게는 화장품을 통한 어린 시절의 향수를, 젊은 층에게는 이자녹스 브랜드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줘 이미지 제고를 꾀하기 위해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아직 출시 초기라 정확한 매출추이는 집계하지 않았지만 제품 케이스, 패키지가 예쁘다는 입소문이 나고 있다”며 “벌써부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 구매 인증샷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1세대 화장품인 참존화장품도 일명 ‘회장님 크림’이라는 별칭의 ‘디알프로그 토코비타 에너지크림’을 내놓고 독특한 광고로 젊은층의 눈길을 끄는 등 ‘낡은 이미지’ 해소에 나섰다.
해당 제품은 김광석 참존화장품 회장이 직접 자신의 노하우를 담았다고 해 회장님 크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참존화장품은 회장님 크림을 내세운 버스 광고를 대대적으로 시행해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의 인지도를 높였다. 올 하반기에는 면세점,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드럭스토어 올리브영 등에 안착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오랜 부진을 겪었던 색조 전문 브랜드 ‘에스쁘아’가 재정비 덕에 매출 반등을 시작했다.
에스쁘아는 프로페셔널 메이크업 용품 콘셉트로 출시된 색조전문 브랜드다. 원래 에뛰드하우스 내 사업부였으나 지난해 초 인적분할을 통해 독립법인으로 나왔다.
분할 당시 에스쁘아의 자본금은 10억원에 불과했고 지난 일년간 영업적자 상태를 유지했다. 하지만 몇몇 품목의 호조와 프리미엄 콘셉트를 강조한 매장 개점 등으로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이미지를 굳혔다는 분석이다.
에스쁘아는 올 2분기 매출이 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회사 측은 “프로테일러 파운데이션 등 주요 제품의 판매확대로 매출이 성장했고 ‘프로 데피니션 팔레트 아이라이너’, ‘오뜨 샤인 컬렉션’ 등 신제품 출시로 브랜드 입지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잊혀진 브랜드의 ‘부활’이 언제나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달라진 시장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애경은 지난 1998년 청소년 여드름에 특화해 내놓았던 기초화장품 브랜드 ‘에이솔루션’을 지난 2014년 재출시했다. 과거에는 18세 이하의 청소년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새롭게 나온 에이솔루션은 20대 이상의 성인 피부 트러블까지 타깃층을 넓혔다.
재출시 당시에는 ‘왓슨스’등 드럭스토어에서도 판매했지만 현재는 애경 자체 쇼핑몰과 군대 내 PX(매점) 등으로 유통채널이 위축된 상태다.
애경 관계자는 “에이솔루션은 일반 화장품과 달리 여드름, 트러블에 특화돼 있어 고객층이 넓지 않아 드럭스토어에서 고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