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강세와 유통주 랠리
3대 지수 사상 최고치 기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세 개 지수가 모두 최고치에 거래를 마친 것은 1999년 12월31일 이후 처음이다.
국제 유가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관련 종목이 오른 데다 이번주 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통 섹터 역시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7.86포인트(0.64%) 상승한 1만8613.52에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도 10.30포인트(0.47%) 오른 2185.79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23.81포인트(0.46%) 상승하며 5228.40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상승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산유량을 동결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 따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5% 가까이 랠리한 뒤 상승폭을 4.3%로 좁히며 배럴당 43.4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3주간 최고치에 해당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 내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서 원유 시장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도하에서 열린 OPEC 회담에서 사우디와 이란의 의견 충돌로 인해 산유량 동결이 불발된 바 있어 이번 발언은 투자자들 사이에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유가 강세에 힘입어 셰브런이 1% 이상 상승했고, 애너다코 정유가 2.4% 급등했다. 마라톤 정유 역시 2% 이상 랠리했고, 엑손 모빌이 0.3% 가량 완만하게 올랐다.
유통주도 강세를 나타냈다. 메이시스가 시장 예상치를 충족시키는 분기 실적과 함께 100개 영업점을 폐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17% 이상 폭등했다.
경쟁 업체인 노드스트롬이 8% 가까이 뛰었고, 랄프 로렌이 5% 이상 상승했다. 쓰리엠도 1% 이상 오르며 다우존스 지수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마리안 몬테인 그래디언트 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날 주가 상승의 두 가지 동력은 유가 상승과 유통주 강세”라고 말했다.
TD 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넌 전략가는 “민간 소비 측면에서 청신호가 포착됐다”며 “미국뿐 아니라 알리바바 실적을 통해 중국의 소비가 탄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도 긍정적이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26만6000명으로, 전주에 비해 1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6만5000건에 부합하는 수치다.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가 0.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0.3% 하락을 점쳤지만 예상밖의 오름세를 나타낸 것. 전월 수치 역시 당초 발표됐던 0.2% 하락에서 0.6% 상승으로 조정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