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커브 2008년 1월 이후 가장 평탄
9월 금리인상 가능성 30%까지 상승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채권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앞두고 정책자들이 연이어 매파 목소리를 낸 데 따라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반영하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파르게 상승한 한편 일드커브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평탄한 수준으로 드러누웠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채권 트레이더들 사이에 여전히 정책 방향이 모호하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옐런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두 번째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이 나타내는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30%로 상승했다. 이는 이달 초 18%에서 가파르게 뛴 수치다.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전망 역시 55%까지 올랐다. 2017년 말까지 현 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의견은 꼬리를 내린 상황이다.
정책 금리 변경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단기물 국채 수익률이 강한 상승 탄력을 받으면서 일드커브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2년 만기 국채와 30년물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25일 장중 148bp까지 하락해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8년 1월 이후 가장 평탄한 수위를 나타냈다.
연준 내부에서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이 연일 이어지면서 채권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얘기다.
이날 댈러스 연방은행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가 CNBC와 인터뷰를 갖고 금리인상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결권을 갖지 않는 그는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언급을 회피한 채 고용을 포함한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회복을 이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켄자즈 시티 연방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 역시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인상 속도가 점진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정책 행보에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던 채권시장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주시 힐자넨 SEB 채권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 정책자들의 금리인상 의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내달 금리인상을 단행할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손성원 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이뤄질 여지가 높아졌다”며 “최근 정책자들의 발언이 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드커브는 앞으로 더욱 평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밥 미셸 JP모간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일드커브가 높아지는 순간마다 매수 유입이 이뤄지면서 이를 다시 떨어뜨릴 것”이라며 “앞으로 일드커브는 더욱 크게 평탄화될 것으로 보이며, 100bp까지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