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자 물류업계, 모기업 물량만 처리 제안.."해운사와 상생해야"
[뉴스핌=조인영 기자] 해운사에 대한 범한판토스, 롯데케미칼, 현대글로비스 등 2자물류기업들의 운임인하 횡포가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무 선주협회 부회장이 '해운산업 현안사항'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조인영 기자> |
29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해상수송시장의 건전한 발전방안’ 국회정책세미나에서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은 2자 물류기업들이 마이너스 운임 강요, 빈번한 재협상, 캡레이트(Cap rate, 상한선) 통한 운임인하 등을 이유로 해운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10년간 삼성SDS, 범한판토스,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롯데로지스틱스 등 주요 2자물류 기업 매출은 466% 급증한 반면 국내 151개 외항해운사 매출은 156% 증가에 그쳤다.
대다수 2차 물류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70%로 모기업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관계사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구체적으로 삼성SDS, 범한판토스, 현대글로비스, 롯데로지스틱스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은 68%, 67%, 69%, 92%였다.
2000년대 중반 대기업 화주들은 해운사와 2자물류 기업 모두에게 거래하는 형태였다면, 2000년대 중반 이후엔 2자물류기업이 화주의 일감을 받아 해운사와 거래하는 일종의 게이트(Gate) 형태로 변모됐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운 운임 인하를 요구하며 해운사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구체적으로 해상운임(기본운임)을 받지 않는 대신 유가할증료(BAF)나 터미널할증료(THC)를 깎는 식으로 마이너스운임을 강요하거나 운임인하가 안되면 계약을 파기한다.
또 운송계약 체결 시 운송기간과 물량, 운임을 계약서상 명시해야 하지만 운임만 명시토록 하고 물량이나 운송기간 등은 자의적으로 수시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7월 운임공표제 시행 후 대기업 계열화주 국적선사 이탈 현상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중국 수출물량(월 800~1000TEU)의 60% 이상을 국적선사가 수송해왔으나 7월 이후 20%로 축소됐으며, 동남아 수출물량(월 400TEU)은 전량 외국선사로 이동했다.
또한 운임꺾기에 반발한 국적선사의 물량을 60%에서 20%로 축소하고 외국선사(MCC와 중국선사) 이용비율을 그만큼 확대(40%→80%)했다.
이러한 문제 대응을 위한 정부의 대책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계열사 물량 30% 제한을 맞추기 위해 타화주의 화물을 저가 수주하거나 물류자회사간 물량스왑을 하는 등 물류시장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무 부회장은 해상수송시상의 건전한 발전방안을 위해선 2자물류기업이 모기업 물량만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사례처럼 3자물류 활성화 정책을 위한 새로운 육성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2자 물류업체 통합, 완전 자회사화, 3자물류 활성화 등으로 2자 물류업체 개편을 진행했다.
김 부회장은 “산업별 각자도생 보다는 컬트롤 타워 구축을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함은 물론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