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구도에 줄줄이 적자행진 중...신규 출점 부담 커져
[뉴스핌=강필성 기자] 서울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면세업계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입찰 한참 전부터 뜨겁게 달아오르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시내면세점 특허권은 이번을 끝으로 장기간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무작정 뛰어들기엔 시장 상황이 지난해와는 많이 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3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내면세점 입찰을 공식화한 곳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3사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입장에서는 올해 특허권 종료로 폐점한 시내면세점을 다시 살려야하는 상황이고, 현대백화점은 신사업의 일환으로 시내면세점 참여 의지를 밝혀왔다.
오는 10월 입찰에서 대기업에 허락된 신규면세점 특허는 3장뿐. 때문에 아직까지 입장이 분명하지 않은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한화갤러리아, 두산, 이랜드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는 이들이 지난해처럼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권을 따낸 신규면세점들이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으로 면세사업이 기대만큼 황금알을 낳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학습했을 것”이라며 “이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비가 드는 제2점포를 오픈할 수 있느냐는 쉽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모습. <사진=신세계DF> |
실제 면세업계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 말 사업권을 받아 지난 5월 문을 연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일 매출 3억~4억원 정도다. 대기업 신규면세점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특히 기존 유통사업 노하우가 부족하던 두산에서는 브랜드 유치에 상당한 곤혹을 치루는 중이다.
두타면세점은 국내 대표 화장품인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를 오픈 두달이 지난 7월에 입점시킨 바 있다. 경쟁사에서 명품 브랜드 입점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브랜드 유치에 약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마냥 두타면세점 2호점을 내기에는 두산이 치러야할 대가가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갤러리아63 면세점 역시 상황이 순조롭지만은 않다. 갤러리아면세점의 일매출은 8억원 수준으로 업계 선두주자에 비해 크게 뒤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갤러리아면세점은 브랜드 관리 논란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중이다. 최근 갤러리아면세점에서는 에스티로더와 로레알이 입점 조건에 대한 불만으로 브랜드 직원을 철수시킨 바 있다. ‘샤넬 만큼 대우 받아야겠다’는 것이 그 이유. 브랜드 관리의 문제는 단지 점포를 늘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 만큼 한화갤러리아가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이 외에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이랜드그룹도 오는 10월 입찰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고민이 깊다. 당초 면세점 예정지로 꼽았던 홍대 상업시설의 매각을 진행 중이기 때문. 이와 함께 강남역 주변 시설에 대한 매각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면세점 입찰 참여에 대해 검토하지 않았다”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마무리되면 그 이후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가 얼마나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면세관련 임직원을 일부 떠나보내고 영종도 물류센터 사업권을 두산에 매각한 상황에서는 기존 시내면세점 사업자라는 장점이 어느정도 희석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면세점이 추가될 경우 면세시장의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마지막 시내면세점 티켓을 노릴지, 기존 면세점 내실 가꾸기에 집중할지, 그리고 경쟁 상황에 승산이 얼마나 되느냐의 고민은 9월 말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