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실수요뿐만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몰려 '과열현상'
[뉴스핌=최주은 기자]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가격이 오르네요. 재건축 추진 소식이 들리면서 3개월새 3억원은 올랐습니다. 매물도 나오면 바로 바로 거래되는 편입니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관계자의 얘기다. 이 관계자는 “근래에 아파트 가격이 지금처럼 오른 적이 없었다”며 “짧은 시간에 가파른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몇 개월 새 아파트 가격이 억 단위로 뛴 곳이 적지 않다.
6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전용면적 49.6㎡)는 지난 7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이 지난 1월과 4월에는 각각 8억8000만원, 10억5000만원에 거래돼 지속 상승 추세다. 3개월만에 3억원, 6개월만에 4억7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전용면적 131.5㎡)는 지난 6월 18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주택형이 지난 3월에는 15억8000만원에 팔렸다. 3개월만에 2억2000만원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에 주공5단지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전용면적 103.4㎡가 지난 3월 11억5000만원에 계약됐다가 지난달 13억680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5개월 만에 2억13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이처럼 강남 재건축 아파트 집값 폭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상 과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수도권 재건축 단지의 경우 상당수 지역이 부동산 최고 호황기였던 2006~2008년 수준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지금 재건축 시장은 가격이 많이 오른 ‘어깨 위’ 시장”이라며 “성급하게 투자에 나섰다가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가격 급등 요인으로는 저금리가 첫 손에 꼽힌다. 실수요자인 전·월세 세입자들은 물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투기성 자금까지 대거 몰리면서 과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투자 시기 및 상환 능력을 고려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일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전고점의 96~97% 수준에 도달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고 앞으로는 공격적이기 보다 상환능력에 따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재건축 이상과열을 막기 위해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8.25 가계부채관리 대책 부작용이 주택 가격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전매제한, LTV관리, 집단대출 규제와 같은 보다 강도 높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