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6대 은행 22조원 늘려, 구간금리 조정으로 속도 조절
금융당국 집단대출 규제 조기 시행해도 큰 영향 없을 듯
[뉴스핌=한기진 기자] 주요 은행들이 올해 주택담보대출 증가 목표를 달성했다. 4분기부터는 대출금리를 올려 증가 속도를 조절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농협, 기업은행 등 주요 6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월말 현재 371조4883억원으로 작년 12월말(348조7000여억원)과 비교해 22조원(6%)늘었다.
이같은 증가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밝힌 전체 시중은행 올해 목표치 26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원래 은행들은 올해 가계 및 기업대출 증가율을 국내총생산(GDP)경제성장률에 맞춰 3~4%를 목표로 잡았다.
8월말 은행별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보면 농협은행이 55조653억원으로 12% 늘었다. 뒤이어 우리은행이 8% 는 79조3900억원, 신한은행이 7% 확대한 64조6515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3% 증가한 93조555억원과 60조9460억원을 나타냈다. 기업은행은 기업대출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0.4% 증가한 18조3800억원에 그쳤다.
증가속도가 목표치를 추월하자, 주요은행들은 9월부터는 대출금리를 올려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조절에 나설 조짐이다.
KEB하나은행은 현재 5년고정혼합 주택담보대출 금리구간을 8월말 기준 연 2.73~4.43%에서 최저치를 8월부터 올릴 것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도 금리구간 연 3.12~4.42%를 상향할 조짐이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규모 조절 상황으로 돌입했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규제를 이달부터 즉시 시행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부분은 은행의 일반 주택담보대출이 아니고 비은행권 대출, 담보 대출이 아니라 신용 대출, 7월부터 보험업권이나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보니 그 다음에는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이런 쪽을 통해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집단대출 규제가 은행권에 주는 영향은 적다고 설명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작년보다 빠르다”며 “8·25 가계부채 대책에 담긴 후속 조치들을 최대한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먼저 가계부채 급증세를 이끌고 있는 아파트 집단대출과 관련해 은행들이 당장 대출 신청자의 소득자료를 의무적으로 확보하도록 했다. 당초 11월 세칙 개정을 통해 실시하려던 것을 행정지도를 통해 즉시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또 중도금 대출 보증건수를 4건에서 2건으로 줄이는 방안도 다음 달 1일부터 곧바로 적용한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