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강남 재건축 고가 아파트 거래 급증
여름철 자금수요·생계비 대출 증가도 영향
[뉴스핌=허정인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거래 비수기인 여름철이지만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었다. 휴가철을 맞이한 여행객의 마이너스 통장대출도 늘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고치인 682조4000억원으로 불었다.
<자료=한국은행> |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6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주담대가 6조2000억원, 마이너스 통장대출이 2조5000억원 늘었다. 8월 한달 동안 은행 가계대출은 8조7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한은이 관련통계를 만든 2008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계절성을 고려해 8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 전 기간 기준으로는 두 번째로 증가 폭이 높다. 은행 가계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던 때는 지난해 10월 9조원으로, 올해 8월 8조700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8월은 보통 주택매매거래의 비수기로 일컬어져 가계대출 또한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8월 평균 가계대출 증가량은 3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8월 증가량은 7조7000억원이다. 이와 비교하면 올 8월 증가 분은 이례적이다.
신영석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전월 1만4000호에서 이번 달 1만2000호로 소폭 감소했으나 주담대가 늘어난 것을 보면 고가의 아파트 거래량이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강남 재건축 아파트 열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은행 가계대출을 구성하는 또 다른 항목인 마이너스 통장대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역시 한은이 통계를 작성한 후 최대 증가 폭이다. 8월 중 2조5000억원이 늘었다.
신영석 과장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자금수요 등이 많았다”면서 “마이너스 통장대출은 목적 파악이 쉽지 않지만 휴가 자금 수요 외에도 주거나 생계비 수요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마이너스 대출 잔액은 2015년 8월 중 1조7000억원 증가했다.
<자료=한국은행> |
반대로 은행의 기업대출은 증가 폭이 줄었다. 8월 중 2조원 늘었다. 전월 6조1000억원 증가에 비하면 적은 폭이다.
대기업 대출은 변화가 거의 없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1조9000억원, 개인사업자 대출은 2조2000억원 늘었다. 여기에 회사채 순발행이 2조2000억원 감소해 8월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5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7월 31일) 휴일에 따른 대출 상환이 월초로 이연돼 기업 대출이 줄었다. 더불어 8월 중 회사채는 일부 기업의 상환이 증가했고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신규 발행수요가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