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 한도가 관건, 매물 접근 용이한 인적 네트워크 갖춰야
[뉴스핌=김선엽 기자] "베트남은 외국인 지분 한도가 관건이다. 시장이 밀려도, 외국인이 많이 들고 있는 종목은 많이 안 빠진다. 위로는 열려 있으면서 하방 경직성이 있는 셈이다."(김지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전문가들은 베트남 주식 투자에서 승리하기 위해 오래된 펀드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베트남 증시엔 외국인 보유 제한 규정이 있어 오래된 펀드가 상대적으로 운용에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또 현지에서 운용을 오래 한 운용사는 풍부한 현지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유리하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출시된 베트남 펀드만 10개다. 이에 더해 메리츠자산운용도 10년 폐쇄형으로 메리츠베트남펀드를 선보여 지난주 700억원 모집을 마쳤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도 이달 중 베트남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신생 펀드는 좀 더 성과를 지켜봐야하고, 운용 경력이 긴 펀드가 계속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우선, 외국인 보유 한도 때문이다. 외국인 지분 비중이 높은 종목이 상대적으로 안전한데 지분 한도 때문에 국내 기관의 경우 담고 싶어도 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다른 외국계 기관이 대량으로 보유 종목을 팔 때 이를 신속하게 받아올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국내 기관 중 상대적으로 베트남에서의 운용 경력이 긴 곳은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동양자산운용 등이다.
김동의 NH투자증권 대치WMC 부장은 "한투 베트남 펀드는 2006년부터 운용을 해 어느 정도 네트워크를 갖춘 것으로 보여 추천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한투의 대표적인 베트남 펀드는 한국투자베트남펀드(주식혼합형)와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주식형)다. 전자의 경우 2006년 출시돼 '반토막 펀드'의 오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21.52%의 수익률(9월 9일 기준)을 기록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최근 5년 수익률도 79.03%다. 다만 아직도 설정 후 수익률은 -12.26%다.
올해부터 도입된 해외비과세 펀드용으로 지난 2월 출시된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도 설정 후 수익률이 11.82%로 상당히 높다. 하지만 같은 기간 벤치마크 지수가 21.68%의 수익률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유리자산운용도 8년 전부터 현지 사무소를 둔 피데스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베트남 펀드를 운용 중이다. 박현철 유리자산운용 대표는 “다른 곳은 우량주 중심으로 담지만 우리는 성장하는 회사를 선별적으로 담는다”며 “몇몇 종목에 매수가 집중되면 거품이 끼면서 환매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3월 초 출시한 유리베트남알파펀드의 현재까지 수익률은 10.64%로 벤치마크의 2배다.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메리츠자산운용 베트남 펀드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증권사 한 해외상품 담당자는 "(주식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고) 40%이내에서 베트남 국공채에 투자한다고 했는데, 베트남 국채 수익률이 4~5% 정도 되지만 환차손을 감안하면 더 적다"며 "투자계획서를 봤을 때 안정성은 담보가 되는 것 같은데 과연 얼마나 수익을 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베트남 주가 지수<출처:키움증권> |
◆ 시총 70조원에 불과, 베트남 비중 확대는 천천히
일각에선 베트남 증시가 8년래 최고점에 이른데다가 시장 규모도 작으므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베트남 비중을 늘리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오은수 현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시총이 70조원에 불과하고 10개 종목 정도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사이즈가 너무 작다"며 "아직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알파 수익을 위해 중소형주를 일부 담듯, 베트남도 비슷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또는 베트남 단일 국가에 투자하기보다는 아세안 국가에 함께 투자하는 것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노리는 지혜다.
이병일 유안타증권 상품기획팀 과장은 "베트남 지수가 거의 최고점까지 올라와서 지수에 대한 부담이 좀 있다"며 "따라서 베트남 단일 국가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베트남을 포함해서 아세안 지역에 투자하는 삼성 아세안 펀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