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은행권 중 15% 그쳐…4대은행 참가율 3% 불과
금융당국, 성과연봉제 필요성 강조…"공정한 시스템 만들겠다"
[뉴스핌=송주오 김지유 기자] 신한은행, 국민은행 등 4대 은행 조합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총파업의 힘이 빠졌다. 금융당국은 노조원들이 ‘성과연봉제 반대’라는 파업 명분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며 성과연봉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은행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공정한 제도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규모가 15%(약 1만8000여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민, KEB하나, 우리, 신한은행 등 주요 4대 시중은행 파업참여율은 3%에 그쳐, 총파업에 따른 영업현장에서의 업무 차질은 거의 없었다.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9.23 총파업 집회에 국민은행 지부의 자리가 텅 비어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당초 파업 참여 규모를 금융노조는 약 9만명, 은행권은 3만~4만명으로 추정했다. 금융노조의 과거 두 차례 2000년 7월, 2014년 9월 총파업에 각각 6만여명, 3만여명이 참여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조합원 이탈로 은행 서비스가 마비되는 등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17개 시중은행에 검사역 50여명을 파견했다. 각 은행들도 파업 참가 규모에 따라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파업 참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워 총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선 것이 요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예상보다 낮은 파업 참가율에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라는 파업 목적에 은행원들이 동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은 금융노조가 우려하는 부분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쉬운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성과연봉제에 대해 성과별 보수 차등화와 금융업무 전문화, 성과와 연계된 조직운영을 통해 조직의 생산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과연봉제 도입에 따른 과당경쟁 방지와 평가의 공정성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성과평가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집단 평가지표에 고객만족도, 인재육성 등 질적․장기 성장 요소 비중 확대키로 했다.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서여의도본점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또 평가지표 선정과정에 직원 참여 보장, 이의신청 및 조정절차를 운영하며 평가결과 검증 강화, 평가자 교육, 평가결과 감사 등을 명문화한다.
직무 및 역량개발 욕구에 맞는 맞춤형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하며 유연근무 및 여성 인력 활용도 제고 등 업무효율 및 생산성 제고를 위한 보완 제도도시행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생산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되는 성과중심 문화 정착이 금융노조의 반대로 무산된다면 국내 금융산업은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이날 최종 파업 참가자가 총 7만5234명이라고 발표했다. 금융노조는 오는 10월부터 2, 3차 총파업 등 성과연봉제 도입을 계속 저지할 방침이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