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장인' 박보검과 조정석 <사진=KBS, SBS> |
[뉴스핌=양진영 기자] 박보검과 조정석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들은 각자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과 '질투의 화신'의 흥행을 견인하는 '엔딩 장인'으로 거듭났다.
박보검은 현재 4회 방송을 남겨둔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세자 이영 역으로 상반기 '태양의 후예'를 잇는 하반기의 첫 대박작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나 극 초반 매 회 엔딩에서 등장한 박보검의 명대사와 열연은 그 회차의 최고의 1분을 도맡았다. '엔딩 요정', '엔딩 장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건 이 때문이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의 조정석은 박보검과는 약간 다른 양상이지만, 그 역시 '엔딩 장인'이라는 데는 시청자들 사이 이견이 없다. 초반 MBC 'W(더블유)'에 밀렸던 시청률이 1위로 올라서게 한 힘은 주역 조정석과 공효진의 촘촘한 연기, 로맨스 호흡에 있었다. 그 중에서도 '질투의 화신'이라는 제목처럼 극중 이화신(조정석)이 질투에 휩싸여 울그락 불그락하거나, 웃픈(웃긴데 슬픈) 장면이 어김없이 엔딩에 등장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 '구르미 그린 달빛' 왕세자 박보검의 저력, 심쿵부터 카리스마까지 '다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이 초반부터 경쟁작 '달의 연인'을 따돌린 비결은 의심할 여지 없이 박보검의 힘이다. 1-2회에서 9%((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대를 겨우 기록한 '구르미'는 '달의 연인-보보경심:려'가 첫 방송한 3회차에서 무려 17.2%로 두 배 가까이 시청률이 뛰었다.
'엔딩 장인'이라 불리울 만한 박보검의 최고의 1분 독주는 첫 회부터였다. 내시로 궁에서 재회한 라온(김유정)에게 "반갑다 멍멍아"라고 하는 장면이 그 시작. 2회에서 위기에 처한 라온을 구하려 등장해 "멈추어라"라고 말하는 순간도 그 회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시청률 상승을 기록한 3회의 엔딩 역시 "이영이다, 내 이름"이라며 박보검이 정체를 밝히는 장면이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시청률이 20%를 돌파했다. <사진=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캡처> |
특히 김윤성(정진영)과 풍등제에서 만나 라온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이영의 "불허한다, 내 사람이다"라는 명대사는 전국의 여심을 흔들며 유행어가 됐다. 방송 직후 전국 기준으로 22.2%의 순간 시청률을 기록했음은 물론, 'OO을 불허한다' '불허한다, 내 OO이다'라는 패러디가 널리 쓰이게 된 것. 이어 23.9%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박보검과 김유정의 키스신도 장안의 화제가 됐다. 왕세자의 박력 고백과 둘 사이 무르익은 로맨스는 전 연령대의 여성 시청자들의 두 눈을 '구르미'에 묶어두기에 충분했다.
박보검X엔딩 콜라보 외에 '구르미' 엔딩의 특징은 또 있다. 유난히 60분간 휘몰아치는 사건들을 모두 잊게 할 만큼의 반전을 선사한다는 점. 일명 '사이다 엔딩'이라 불리는 장면들 속에도 박보검은 빠지지 않는다. 초중반에 비해 약간은 하락세를 탄 시청률에도 '엔딩 장인' 박보검의 활약은 여전하다. 상선 한상익(장광)이 백운회로 라온을 데려가려 할 때 나타나 뻔한 엔딩을 불허하는(?)가 하면, 12회에서는 다시 "너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대사와 박력 포옹으로 최고의 1분을 차지한 엔딩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 '질투의 화신' 조정석, 찌질해도 매력 폭발하는 '생활 연기의 신'
매 회 최고 시청률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조정석의 엔딩도 박보검 못지 않다. '질투의 화신'에서 타이틀롤 이화신 역으로 등장하는 그는 자신을 3년 짝사랑한 표나리(공효진)의 감정 변화에 울고 웃는다. 그의 감정은 유난히 엔딩에서 극대화되며 극의 여운을 짙게 남기고, 다음 회에 기대를 싣는다. 현재 수목극 1위인 '질투의 화신'의 회차별 최고 시청률은 10회에서 나왔던 14.8%(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이는 바로 화신을 앞에 두고 정원(고경표)와 표나리가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는 빗속 키스를 한 다음회였다.
당시 이 장면이 최고의 1분을 차지했지만, 엔딩을 장식한 조정석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화신이 둘의 키스를 목격하는 동시에 천둥번개가 치고, 결국 돌아서며 '표나리 엉터리'라고 되뇌는 장면에서 조정석은 한없이 슬프고 억울하면서도 질투에 휩싸인 찌질한 감정을 표현했다. 정원과 나리의 로맨스에 설레다가도, 시청자들은 이화신 때문에 슬펐지만 또 웃었다.
'질투의 화신' 공효진과 조정석의 진심이 또 한 번 엇갈렸다. <사진=SBS '질투의 화신' 방송 캡처> |
앞서 조정석의 '웃픈' 엔딩은 이미 강렬한 임팩트를 안긴 바 있다. 바로 형 중신(윤다훈)의 장례식장에서 엄마에게 유방암 수술 수 착용한 써지 브라를 들킨 장면이다. 장례식장에서 브라를 착용한 채 어머니 박정수에게 두들겨 맞는 조정석은 서러움에 가득 찼지만 시청자들은 배꼽을 잡는 동시에 짠한 감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정원과 나리가 자신의 영상을 보는 줄 알고 '형 대신 절 데려가라. 표나리도 데려가겠다'는 화신의 대사도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준 동시에 큰 웃음을 줬다.
조정석의 '짠내'가 짙어질 수록 시청자들의 발은 TV 앞에 묶인다는 점에서 그 역시 '엔딩 장인'이다. 표나리를 향한 짝사랑을 감추지 못하는 화신이 취한 나리 곁에서 잠들고, 나리를 사이에 두고 정원과 갯벌에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순간은 어김없이 그 회차의 최고의 1분이 됐다.
'질투의 화신' 13회에서 화신은 아나운서 시험을 보지 못할 위험에 처한 나리를 헬기에 태워 방송국으로 향했다. 중후반부에 접어든 '질투의 화신'에서는 찌질함을 벗고 '웃픈 엔딩' 대신 나리를 향한 직진 로맨스로 '엔딩 장인'의 진가를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을 전망. '구르미 그린 달빛'은 단 4회만을 남겨뒀지만, 아직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많다. 그 가운데 박보검의 심쿵 명대사로 장식된 '사이다 엔딩'이 끝까지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할 지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