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토론 직전 클린턴 고발 기자회견 감행…역풍?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대선 판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음담패설 스캔들은 한국시간 기준 10일 열리는 2차 대선 텔레비전(TV) 토론을 이틀 앞둔 가운데 터져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토론 직전에 이례적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고발하는 여성들과 짧은 기자회견을 감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사진=AP/뉴시스> |
일부 공화당 지도자들은 트럼프가 이번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언급하며 역공에 나설 경우,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책사'인 스티브 슈미트 전략가는 트럼프가 이번 위기를 맞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클린턴과 자신에게 가해지는 이중 잣대를 지적하면서 위기를 모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슈미트는 "토론은 (트럼프의) 대실패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손실은 회복할 방법이 없으며, 이미 끝난 게임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측은 빌 클린턴이 성희롱하거나 강간했으며 힐러리 클린턴이 위협을 했다고 주장하는 4명의 여성과 짧은 기자회견을 시도해 역공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파울라 존스란 이름의 여성은 1990년대 초 빌 클린턴이 성 주행을 했하고 주장했고, 주아니타 브로드릭씨는 1978년에 자신이 강간당했다고 말했다. 브로드릭 씨는 이전에도 이 같은 주장을 한 적이 있는 인물로, 이 건이 형사법정에서 다루어 지지는 않았고 당시 빌 클린턴은 고발 내용을 부인했다.
미국 CBS뉴스가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승부를 좌우할 접전지인 오하이오와 펜실베니아에선 유권자들의 80%가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 파일을 들었으며, 그 중 약 절반은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9일 시카고에서 열린 일리노이 상원의원 선거 후보 태미 덕워스(현재 하원의원)의 선거자금 모금행사에서 트럼프를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의 레토릭(수사)은 충격적이며 믿기 어렵다"며 "여기 어린이들도 있으니 반복할 필요는 없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평당원 중 절반 이상(74%)은 트럼프 파문 이후에도 당이 그를 계속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