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0달러 가면 사라" vs "1250달러 이하면 기회"
[편집자] 이 기사는 10월 10일 오후 4시2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연내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금값에 대한 전문가들 의견이 분분하다.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여전히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 결과와 11월 8일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또 11월과 12월에 각각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금값에 영향을 줄 재료들이 줄줄이 엮여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금에 대한 실물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의 금값 하락이 매수 기회라고 보고 있다. 반면 웰스파고나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처럼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유로 금값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근 1개월간 금값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 "1050달러 위에선 사지 마라"
10일 아시아 시장에서 10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1.17% 오른 1266.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값은 지난 7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온스당 1248.90달러로 4.9% 하락했다. 2013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지난달 FOMC에서 연내 한 차례의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오는 12월에 연준이 작년 연말에 이어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은 다른 금융자산과 달리 이자와 같은 부가적인 현금흐름이 없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는 선호되지 않는 투자 상품이다. 이에 따라 올 들어 18% 상승했던 금값이 남은 기간 동안 상승세를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일주일 동안 금 선물 및 옵션에 대한 금 순매수 포지션은 20만5176계약으로 22% 급감했다. 이는 5월24일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반면 같은 기간 매도 포지션은 59% 급증하며 2014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존 라포지 실물자산 전략 부문 책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값이 1050달러까지 떨어지기 전까지는 사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금값이 온스당 200달러만큼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올해 상승분을 모두 되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도 금값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BofA-메릴린치는 "현재로선 추가 상승 여지가 제한적"이라며 "11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고 12월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 "1250달러 밑돌면 전략적 매수 기회"
반면 금값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다수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금값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금에 대한 수요가 금새 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 따르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올 들어 270억달러가 유입됐다. 금값이 하락했던 지난주에 금 ETF는 오히려 보유 자금이 소폭 증가했다. 이를 보면 지난주 금 하락세는 금 ETF에서의 차익실현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금 실물에 대한 수요가 금 ETF나 골드바를 통해 올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금은 전략적인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수요가 강력하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값이 125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경우 전략적인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다만 "세계 경기가 계속 심각한 하강 위험에 봉착하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에 대해 시장이 계속 우려한다고 가정했을 경우"라고 조건을 달았다.
미국 자금운용사 반 에크의 조 포스터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은 연준의 금리인상을 견디기에 너무 취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작년 12월 연준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금값이 하락했던 것과 똑같다"며 "그러나 연준이 금리인상을 했던 때가 금값이 바닥을 쳤던 시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금값이 되려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금값은 지난 1980년대에 연준이 금리인상을 실시했던 기간에도 상승세를 펼쳤었다.
UBS는 "당시 미국 물가는 고유가로 인해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이에 따라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슈로더자산운용의 제임스 루크 펀드매니저는 "미국 물가상승률이 앞으로 연준의 긴축 속도보다 빠르게 상승한다면 금값에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