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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 투자자들 "돈 넣을 곳 없다…현금 보유↑"

기사입력 : 2016년10월28일 15:32

최종수정 : 2016년10월28일 15:32

알리안츠 엘-에리언이 현금 비중 30%로 늘리자 다들 주목

[뉴스핌=김성수 기자] 선진국 채권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투자 자금이 금고나 지갑 속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는 가운데, 돈 넣을 곳을 잃은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를 늘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현금 보유 비중은 5.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28일 블룸버그통신은 시장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는 반면 채권의 투자 매력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 의견을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다음 달 8일에는 미국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고, 12월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부양 기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이제는 중앙은행의 부양 정책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투자자들의 시각이다.

결국 믿을 만한 건 현금밖에 없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관은 최근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을 30%까지 늘린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다른 금융회사들도 비슷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 타이베이 지사의 에나 리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보유 자산에서 현금의 비중이 10%에 이른다. 현금 외 다른 자산의 비중은 3~5%에 그치고 있다.

에나 리는 "미국 대선이라는 큰 불확실성을 앞두고 포지션에서 현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도 미국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아시아채권 포트폴리오에서 현금 비중을 늘려 왔다고 설명했다.

후코쿠 뮤추얼 생명보험은 자산에서 현금이 갖는 비중이 3월 말 기준 4.9%에서 6월 말에 6.6%로 상승했다. 

후코쿠 뮤추얼 생명보험의 스즈키 요시유키 채권 부문 책임자는 대형 채권시장은 금리가 너무 낮아 투자 매력을 못 느낀다고 지적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7%고, 동일 만기 일본 국채는 금리가 마이너스(-) 0.05%다.

스즈키는 "투자하기에 좋은 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럴 땐 현금 보유가 답"이라고 말했다.

이튼 벤스의 캐스린 재프니 채권 매니저는 "이젠 채권시장에서 떠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튼 벤스 코어 플러스 채권펀드는 지난 9월 말 기준 보유 자산에서 현금의 비중이 30%로, 8월 말 23%에서 크게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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