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이겨내려면 폭발적인 이익 성장 필요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대표적인 강세론자로 꼽히는 제러미 시겔 펜실베니아 대학 와틀스쿨 교수가 최근 금리 상승에 백기를 들었다.
연말 S&P500 지수 전망치를 낮춰 잡은 것. 11월 대통령 선거부터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까지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8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겔 교수는 S&P500 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종전 제시했던 2300에서 2250으로 하향 조정했다.
여전히 현 수준에서 지수가 5% 가량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지만 평소 공격적인 강세론을 펼쳤던 그가 지수 전망을 내린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이번 주 미국뿐 아니라 영국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말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감이 70% 선으로 뛴 데다 3분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지표가 이를 뒷받침하자 다소 보수적인 시각을 취했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채권 매도가 지속되면서 금리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경우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욱 상승,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깔린 결정으로 보인다.
여기에 3분기 어닝 시즌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강력한 매수를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시겔 교수의 평가다.
시겔 교수는 CNBC와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지만 향후 전망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여기에 대통령 선거와 연준의 금리인상 등 주식시장이 감내해야 할 변수와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 추세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시겔 교수는 이어 “주식시장이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상승을 감내하려면 폭발적인 기업 이익 성장 및 전망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이제부터 관건은 연내 연준의 금리인상 여부가 아니라 내년 인상 폭”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식이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자산이며 주식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기존에 입장에 비해 한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을 회복한다 하더라도 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인상과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기류에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겔 교수는 “뉴욕증시가 연말 당초 전망대로 랠리를 연출할 수도 있지만 이들 변수가 시장을 압박할 것”이라며 “주가는 당분간 보합권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