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열런 견디기 어렵겠지만 갈등 가능성은 낮아"
[뉴스핌=김성수 기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에 불만을 제기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2018년 재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태도를 드러내 주목받고 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뉴스 등 주요 매체들은 트럼프 집권 후 옐런 스스로 사임, 트럼프의 사임 권고 혹은 공생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 중 어느 쪽으로 시나리오가 흘러갈지 주목되고 있다면서, 트럼프 측 관계자가 최소한 사임시키는 쪽으로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의 경제자문역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트럼프 진영의 입장을 전했다.
◆ 트럼프 자문역 "옐런 임기 끝나면 재지명 안 해"
트럼프는 선거 기간 동안 옐런 의장이 정치적이라고 비판해 왔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주식시장이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옐런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다음 대통령이 집권한 후 금리를 올리려 한다는 것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트럼프는 정치와 독립적이어야 하는 연준이 "독립성의 근처에도 못 미친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옐런의 임기가 만료된 후에도 그를 재지명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2018년 2월에 1차적으로 종료된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의 지미 페토코키스 애널리스트는 "옐런은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견디기 어려운 위치에 놓일 것"이라며 "그는 신임 대통령인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는 데다, 트럼프로부터 자신이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모욕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이와 관련한 답변을 거부했다.
◆ "트럼프, 옐런과 싸워 득 볼 것 없다"
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미국 경제 안정을 위해서라도 옐런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허친스재정통화정책센터의 데이비드 웨슬 국장은 "트럼프는 미국 민주주의와 연준의 독립성이라는 가치를 존중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옐런을 비판한다면 시장은 더 옐런의 편을 들 것이고, 옐런도 절대 사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고위 관료였던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트럼프는 포퓰리스트라기 보다는 실용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트럼프로서는 세계 경제의 수장인 옐런과 싸움을 벌여 얻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구하 부회장은 "옐런 역시 연준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지고 있기 때문에 사임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옐런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마땅한 후임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의 1차 임기는 지금으로부터 16개월 정도 남았다. 후임자를 지명하고 연준 의장으로서 승인을 얻기까지는 촉박한 시간이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자문역인 주디 쉘턴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옐런 의장을 사임시키려 하지 않지만, 그를 재임시키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생각과 좀 더 가까운 다른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