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 0% 근접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른바 트럼프 쇼크가 전세계 금융시장 곳곳에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일본은행(BOJ)이 때아닌 복병을 만났다.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점친 투자자들이 채권을 팔아치우면서 시장 금리가 급등, 일드커브를 통제하는 데 중점을 둔 새로운 통화정책이 위기를 맞은 것.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사진=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일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마이너스 0.009%를 기록, 0% 선에 근접했다.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에 ‘팔자’가 쇄도, 시가총액이 1조달러 증발한 가운데 벌어진 일이다.
지난 9월 BOJ는 통화완화 정책의 무게 중심을 수량 측면에서 금리 조정으로 옮기기로 결정,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0% 수준으로 유도하는 내용을 골자로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채권 트레이더를 필두로 시장 전문가들은 10년물 수익률이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0% 선을 넘을 경우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어떤 대응에 나설 것인가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과 엔화 변동성 확대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원한 사실상 마지막 카드가 흔들릴 것이라는 경고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 추세를 지속할 경우 일본 10년물 수익률이 0%에 이를 여지가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LSA의 크리스토퍼 우드 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의 매도 공세가 날로 가열되고 있다”며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2.25%까지 가파르게 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BOJ의 일드커브 통제 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이전 1.8% 내외에서 움직였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후 수직 상승, 이날 장중 2.31%까지 오른 뒤 2.22% 선으로 주춤해졌다.
투자자들은 무엇보다 BOJ가 10년물 수익률의 상한선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0%를 상한선으로 해석하는 반면 BOJ가 유연성을 가지고 목표하는 범위의 중간값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노무라의 마츠자와 나카 채권 애널리스트는 “10년물 수익률이 0%에 바짝 근접하면서 베팅 여부를 놓고 트레이더들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