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등 미국 경제 약화→달러 '약세' 전환
연준 금리인상 충격 발생시 '엔화' 쏠림 가능성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달러가 엔화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러 강세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15일 자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달러 강세와 연말 미국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미국 경제에 부정적 충격이 발생하고, 이는 안전자산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일본 외환시장 거래인들의 진단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1년간 달러/엔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 보호무역 등 미국 경제 약화→달러 '약세'
전날 달러/엔 환율은 뉴욕 외환시장에서 108엔 선을 넘어서 5개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인프라 투자 등의 재정지출 확대를 실시할 경우 미국 물가상승률이 오를 것이고, 이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역시 금리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 국채 금리가 2.3%까지 11개월 최고치로 치솟으며 금리차가 급격하게 확대되자 환율도 크게 방향을 틀었다. 연준의 12월 금리인상 관측도 힘이 실리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했다.
미일 금리차와 달러/엔 환율<자료=닛케이아시안리뷰> |
그러나 일본 투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다. 재정지출 외에도 트럼프의 주요 경제 정책 중에는 보호무역주의와 반이민 정책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해 왔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통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비준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불법이민자가 추방되면서 이민에 대한 심사가 강화될 경우, 기존 미국 사회에서 고급 인력의 다수를 차지해왔던 이민자 유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성장을 잠식하면서 달러 가치를 다시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JP모간체이스의 토루 사사키 일본 시장 분석 전문가는 "(시장에서는) 트럼프 개혁의 긍정적인 면에만 너무 치중한다"며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는 오래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준 금리인상 충격 발생시 '엔화' 쏠림
이 밖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에 나서면서 안전자산인 엔화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작년 12월에도 연준의 첫 금리인상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하면서 안전자산 엔화 가치가 급등했었다.
크레디아그리콜 은행의 사이토 유지 외환 팀장은 "연준이 정말 12월에 금리를 올린다면 투자자들이 다시 위험회피 성향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BNP파리바 도쿄의 고노 류타로 일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리인상과 엔화 약세 추세가 201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심지어 이 현상이 다음달까지밖에 지속되지 않을 거란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달러/엔의 향방은 트럼프가 얼마나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심어주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의 달러/엔, 유로/달러, 달러/위안 전망치. 파란색 부분은 엔화는 3개월 105→102엔, 유로화는 3개월 1.16→1.13달러로 하향조정. (3개월, 6개월, 9개월, 12개월 전망) <자료=국제금융센터>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