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치료제 중 최초로 세포 분열과 성장 조절 물질 선별적 차단
[뉴스핌=박예슬 기자] 한국화이자제약(대표 오동욱, 이하 화이자)이 유방암 치료제 중 최초로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물질을 선별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의 전이성 유방암치료제 ‘입랜스(IBRANCE)’를 국내에 출시했다.
화이자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입랜스 국내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국화이자제약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 출시 기자간담회. <사진=박예슬 기자> |
입랜스는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 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음성(HR+/HER2-)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세포 분열과 성장을 조절하는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 4/6을 선별적으로 억제해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세포주기 차단억제’ 기전의 경구용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기존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와는 다른 기전이다.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폐경후 여성의 일차 내분비 요법으로 ‘레트로졸(letrozole)’ 병용 또는 내분비요법 후 질환이 진행된 여성에서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병용요법으로 시판승인 받았다.
이날 간담회에 연자로 참석한 이수현 한국화이자제약 의학부 이사는 “전이성 유방암 4기로 진단받으면 약 25% 정도만 5년 이상 생존하는 편”이라며 “질병의 고통과 ‘엄마’로서의 심리적 부담감 속에서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하고 가려진 존재들”이라고 덧붙였다.
입랜스의 경우 무진행 생존기간(PFS, 종양이 심해지지 않고 유지되는 기간)이 기존 약제에 비해 2배가량 길다. 이 이사는 “통상적으로 무진행 생존기간이 1년 가량 진행됐던 게 입랜스의 경우 2년 가량으로 늘어났다”며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세포주기를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랜스 임상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임석아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입랜스의 임상결과를 소개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폐경후 유방암 환자 1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PALOMA-1 임상연구 결과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20.2개월로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 10.2개월에 비해 2배 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종양 축소 등을 나타내는 객관적 반응률도 병용군이 55%로 레트로졸 단독군 39%보다 높았다.
대상자를 늘린 PALOMA-2 임상에서도 입랜스·레트로졸 병용 투여군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간값은 24.8개월, 레트로졸 단독 투여군은 14.5개월로 차이를 보였다.
임 교수는 “국내 유방암 환자들은 40~50대 비율이 높아 서구 70~80대에 비해 젊은 연령층으로 사회 활동이 왕성한 시기”라며 “이들 젊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들뿐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랜스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로부터 지난 2013년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됐으며 지난해 우선심사 및 신속승인으로 첫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29일 비급여로 출시됐으며 현재 급여 신청을 하고 대기 중이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