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SK·관세청 전격 압수수색…뇌물성 기부 확인 중
[뉴스핌=강필성 기자] 검찰이 신규 시내면세점 추가 선정과 관련해 롯데정책본부와 SK그룹, 관세청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심사를 앞둔 시내면세점 심사일정이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에 빠지게 됐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 신규 시내면세점 심사는 고사하고 신규 사업권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심사 당시 모습<사진=뉴스핌DB> |
검찰은 24일 오전 롯데그룹의 롯데정책본부와 SK그룹, 관세청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 10월 진행된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허가해주는 과정에서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과 청와대의 입김이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압수수색 대상인 롯데그룹과 SK그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40억원, 111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70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가 총수일가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를 돌려받기도 했다.
그간 검찰은 이들 재단에 대한 재계 대기업의 기부금이 사실상 뇌물이라는데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런 기업들 중에서도 롯데그룹과 SK그룹은 지난해 말 시내면세점 특허권 기간 만료 심사에서 사업권을 빼앗긴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롯데그룹은 두산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SK네트웍스는 신세계에 워커힐면세점의 사업권을 내줬다.
검찰은 이후 정부가 갑작스럽게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추가로 내주기로 하는 과정에서 최순실과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세청은 지난 3월 면세점업계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내면세점 4곳(대기업3곳, 중소중견기업 1곳)의 사업권을 추가로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은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수사 상황에 따라서는 신규 시내면세점 심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신규 시내면세점에는 롯데면세점, SK면세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등 5개 사업자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는 12월 초 입찰서류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추가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권은 제도개선 TF를 통해 나온 정책적 결정으로 알고 있다”며 “특허권을 잃은 기업들은 오히려 피해자들인 셈인데, 앞으로의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돼 객관적인 심사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