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급등에 달러화 강세.. 아시아 신흥국 통화 약세
[뉴스핌=김성수 기자] 24일 달러/엔이 113엔을 돌파하면서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 약세가 120엔까지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한국시간 기준 오후 5시22분 현재 유럽 외환시장에서 0.76% 오른 113.36엔에 거래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을 재개했다"면서 "미일 금리격차만 가지고 본다면 환율이 120엔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장중 2.41%까지 오르면서 1년4개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기준으로 보면 달러/엔은 120엔 대에 거래됐다. 현재 일본 장기 금리는 0.1% 미만이다.
앞서 엔화 강세에 베팅했던 개인 투자자들, 이른바 '와타나베 부인'이 황급하게 포지션을 엔화 매도로 전환하고 있다는 소식도 환율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는 "개인 투자자는 엔화 강세로 반전될 것을 경계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달러/엔 113엔대에서 손절매(스탑로스)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을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환율이 113엔대까지 오른 것은 지난 3월 29일의 113.80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일본 수입업체들의 매수가 계속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달러/엔이 112엔대를 큰 폭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신흥국 통화가 급락한 것도 엔 매도 요인이 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필리핀 페소화가 장중 50페소를 넘어서며 10년 최저치를 기록했고, 말레이시아 링깃환율이 4.4675링깃까지 치솟으면서 1998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위기 우려를 샀다. 또 인도 루피화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달러가 급등하면서 아시아 신흥국에서는 자금 유출로 인한 현지통화 위기가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간밤 뉴욕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와 달러화 가치 관계를 보여주는 ICE 달러화지수는 장 중 101.78을 기록, 200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한편,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최근 링깃화 약세를 억제하기 위해 달러화 매도 개입을 단행했다고 밝혔지만, 그 이후 외환보유액이 5억달러 증가했다고 발표해 시장에서 수치가 조작됐거나 외환보유액에 문제가 있는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CNBC뉴스는 보도했다.
최근 1년간 달러/엔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통신> |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