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별 수출증가율 8분기 만에 첫 증가 전망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빚어진 '수출부진 터널'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 저유가 기조 속에서 큰 폭의 회복은 어렵겠지만 상당부분 체력을 회복한 모습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55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수입액은 375억달러로 같은 기간 10.1%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8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58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 4분기 수출 2년 만에 증가세 전환할 듯…회복세 본격화
지난 8월에도 수출이 2.6% 증가한 바 있지만 전반적인 회복세는 미약했다. 11월 수출 반등을 놓고 전반적인 회복세로 볼 수 있을까.
우선 수출경기를 진단하는 핵심지표인 분기별 수출을 보면 알 수 있다. 분기별 수출증가율은 2015년 1분기에 마이너스(-)로 전환되어 지난 1분기 13.6% 감소하며 '바닥'을 찍었다. 이어 2분기와 3분기에 감소폭을 점차 줄이며 4분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래프 참고).
지난 10월 수출이 3.2% 감소했지만 11월에 2.7% 늘었기 때문에 결국 12월 실적이 관건이다. 다행히 올 12월에는 조업일수(24.5일)가 예년보다 많고 최근 일평균 수출액이 19억달러 수준임을 감안할 때 450억달러 내외의 수출실적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수출액이 426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변수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약 5~6% 정도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4분기 전체로는 2~3% 수준의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수출 물량이 전년대비 3.5% 늘어나며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된 것도 좋은 시그널이다. 또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도 19억달러를 기록해 회복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월별 수출증가율은 등락을 보이겠지만 분기별 수출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병유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12월에도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어 4분기 수출이 8분기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도 "12월에도 증가세가 지속되어 4분기 수출증가율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선박 제외한 주력품목 체력 회복…국제유가 변수 여전
수출 회복세는 주요 수출품목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보인다. 지난달 선박과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11개 주요 품목이 31개월 만에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그래프 참고).
특히 반도체가 '역대 5위'에 해당하는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끌고 있고, 국제유가 회복에 힘입어 석유화학(+20%), 철강(+10.8%)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선박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당분간 감소세가 불가피하고 무선통신기기는 최근 갤노트7 리콜 사태의 여파가 지속되는 형국이다. 자동차도 글로벌 수요 감소와 파업의 여파로 회복세가 부진한 실정이다.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국제유가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석유산업 지원 정책과 셰일가스 공급 확대를 감안하면 지속적인 유가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유지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큰 폭의 회복세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때문에 저유가 기저효과가 상쇄된 내년에도 'V자형' 반등보다는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L자형'의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
채희봉 실장은 "OPEC가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감산에 합의하면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등 관련 품목에 플러스(+) 효과가 예상된다"면서도 "셰일가스와 트럼프정부의 정책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