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당 1억원 초고속 승강기…관련업계, "황금알 낳는 거위"
분속 1080m 초고속 제품 개발 후 후속제품 개발 착수
[뉴스핌=전민준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2014년 '부산국제금융센터 수주전'에 이어 내년 예정인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GBC,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입찰에 도전, 초고속 승강기 시장 진입을 노린다.
초고속 승강기는 한 대당 가격이 1억원 이상으로, 업계에선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한다. 하지만 독일 티센크루프나 일본 도시바 등을 포함해 글로벌 탑10 중에서, 현대엘리베이터(세계 7위, 국내 1위)의 초고속 승강기 납품실적은 눈에 띄게 저조하다.
즉, GBC 수주로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은 '초고속 영업팀'을 별도로 두면서, 초고속 승강기사업에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GBC건립추진단인 현대건설과 현대차그룹은 착공을 약 7개월 앞두고 현대엘리베이터 이천공장을 방문, 이곳에서 개발을 마친 분속 1080m 등 초고속 승강기 성능을 테스트 한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 후 승강기 경쟁 입찰이 시작되는 데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년이다. 이 때문에 입찰을 약 1년 7개월이나 남겨두고 승강기 제조현장을 방문했다는 것은, 그만큼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업계에선 해석한다. 또, 일각에선 현대건설 등과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밑협상이 시작됐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천공장을 방문한 GBC건립 추진단이 크게 호평했다"며 "기존 기술력에 더해 성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속적인 투자도 좋게 봤다"고 전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수년간 초고속 승강기 시장 진입 시도를 꾸준히 해 왔다. 이미 7년 전 분속 1080m 이상을 낼 수 있는 초고속 제품을 개발했지만, 시공경험 부족으로 별다른 실적을 올리지 못 했다.
여기에는 한국보다 앞서 초고속 승강기 시장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이 독주하고 있는 탓도 있다.
그럼에도 현대엘리베이터는 인천 송도G타워, 베네수엘라 정부청사, 부산국제금융센터(BIFF)에 초고속 제품을 납품하면서 명목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국내에서 초고층 건설 현장이 많지 않아 레코드를 쌓는 게 어렵다"며 "해외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에 브랜드에 밀리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들과 연합체를 구성하는 등 수주 확대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승강기업계에선, 높은 사업성과 상징성을 갖춘 ‘초고층 빌딩’ GBC에 관심이 상당히 크다. 이미 국내 3대 승강기기업들은 현대건설 등을 상대로 홍보나 마케팅을 들어갔을 정도로 치열한 수주경쟁도 전망된다.
실제 업계 2위인 티센크루프는 승강로 하나에 승강기 두 대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트윈엘리베이터', 3위 오티스는 가정용 전원(220V)으로 구동하는 '젠투 스위치' 등을 내세우고 있다. 즉, 기술력을 필두로 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여기에 현대엘리베이터는 고속 성능과 첨단원격관리시스템을 맞대응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동할 층을 입력하고 승강기에 탑승해 이용자가 몰리는 걸 방지하는 등 기능도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