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년만에 금리 0.25%p 인상..국내 대출금리도 연쇄 상승 시간문제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 등과 겹쳐 투자심리 냉기..내년도 전망 어두워
[뉴스핌=이동훈 기자] 미국 금리 인상이 국내 주택시장에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8.25 가계부채안정대책' 이후 치솟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돼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년말에는 연간 최고 5.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로 투자심리가 한풀 꺾인 상황에서 미국발 금리 인상까지 닥친 만큼 주택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5일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 주택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해 경기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사진=이동훈기자> |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국내 주택시장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날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 인상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같은 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지만 시중은행이 일제히 대출 금리를 올린 상태에서 추가적인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이 곧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월 현재 신용도 중위 수준(전체 10등급 중 5~6등급)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간 3.0~3.5%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해졌다는게 은행권의 이야기다.
은행권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고 전제해도 앞으로 1년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3~0.5%P 더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는 5.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다"며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는다면 주담대 대출금리는 0.5%P 이내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 국내 주택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이 최근 1~2년간 호황을 누릴 수 있던 배경에는 저금리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조현욱 건축사업부 부장은 “시장의 영향을 줄 수 있는 악재가 잇달아 발생해 기존 주택시장 뿐 아니라 분양시장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금력이 충분한 수요층은 입지가 좋은 주택을 매입할 기회가 되겠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 수요층은 투자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내년 금리를 2~3차례 더 인상할 계획이어서 국내 주택시장의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저금리가 주택시장 호황에 큰 축을 담당했지만 금리가 올라가면 주택수요가 많이 감소할 것이란 얘기다. 수요가 줄면 상대적으로 재건축 및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보다 이외 지역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지역별 양극화로 이어진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금리 인상으로 주택 구매력이 떨어지면 거래량 및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많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와 입주물량 증가 등도 겹쳐 주택거래 위축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며했다.
신규 주택 분양 시장의 위기감은 더하다. 지난해 8.25 가계 대책 이후 힘들어진 은행권 집단대출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업계에서는 집단대출을 받더라도 대출 금리가 크게 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집단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수급 문제도 금리 책정에 영향을 준다"며 "은행권에서는 집단대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인데 건설사가 원해서 대출을 일으킨다면 그 금리 인상폭은 주담대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시장과 금리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미국의 금리 인상이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 추가적로 금리가 오르면 지역별로 대규모 청약 미달사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 내년 신규분양 사업계획을 다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