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부채 상환하려면 외자 조달 필수"
[뉴스핌=이고은 기자] 중국이 몽골과 차관 제공 논의를 중단하면서 내년 3월 몽골의 국가 부도 위험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에밀리 스톰퀴스트 유라시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 20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중국의 협상 중단은 내년 봄 몽골이 디폴트를 일으킬 것이란 시장의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제로성장과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하는 국가부채에 직면한 몽골은 내년 부채상환 의무 이행을 위해 차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몽골 국영은행인 몽골개발은행은 지난 2012년 발행한 국채 5억8000만달러를 오는 2017년 3월까지 상환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이 몽골에 소프트론(soft loan·대출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차관)을 제공할 용의가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최근 몽골과 차관 제공 문제에 대한 논의를 중단했다. 지난달 티베트의 종교지도자인 달라이라마가 몽골에 방문하면서 중국 당국의 분노를 키웠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몽골 상품 선적에 대한 신규 관세를 부과했고 양국간 주요 국경을 일시적으로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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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을 방문한 달라이라마 <사진=AP> |
스톰퀴스트 애널리스트는 "이후 중국은 몽골과의 모든 정기 교섭을 재개했으나, 소프트론 제공 협상은 재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몽골 행정부는 중국 외 다른 나라들에게도 도움을 청하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그는 설명했다.
싱가포르와의 협상은 몽골 측이 대출조건이 너무 엄격하고 이자율이 너무 높다고 판단하면서 무산됐고, 일본은 금융 지원을 제공했으나 아시아개발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기관을 통해서만 표준적인 조건으로 도움을 줬다.
몽골은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인도와도 접촉했으나 중국과 달리 몽골을 돕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아 불리할 대출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스톰퀴스트 애널리스트는 "중국과의 협상이 재개되지 않거나, 다른 나라에서 대안이 될만한 자금 조달 방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몽골은 거대한 부도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