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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증권의 '이유 있는' 애널리스트 구조조정

기사입력 : 2017년01월18일 06:00

최종수정 : 2017년01월18일 06:32

애널 0명 외국계 5곳...외국계 4곳 중 1곳 리서치능력 상실
일평균 작년 기관거래 2011년 대비 '반토막'

[편집자] 이 기사는 1월 17일 오후 4시1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지완 기자] 외국계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의 감소 추세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년새 줄어든 애널리스트의 82%가 외국계증권사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리서치센터를 완전히 폐지해 소속 애널리스트 숫자가 '제로'가 된 곳도 3곳이나 됐다. 법인영업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상위권 외국계로만 주문이 쏠리고 있는 현상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 숫자는 2015년말 1140명에서 이날 기준 1102명으로 38명 줄었다. 감소한 38명 중 32명(82%)이 외국계 증권사에서 이탈한 인력이다. 한국스탠다드차트차타드증권, 비엔피파리바증권, 한국에스지증권 등은 리서치센터를 아예 없앴다.

이에 기존 아이엔지증권·크레디 아그리콜 아시아증권 서울까지 애널리스트가 없는 외국계 증권사는 총 5곳으로 늘어났다. 비율로만 보면 26.3%의 외국계 증권사가 리서치 능력을 상실한 상황이다.

◆ 순위밖 밀려나면 주문 받기 어려워...최소 매크로 인력 남기고 철수

외국계 증권사간에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외국계증권 한 임원은 “국내기관 투표로 결정되는 외국계증권사 순위에서 5위안에 들지 못하면 기관 주문받기가 힘들어진다”면서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크레딧스위스가 확고부동한 1·2·3위를 점한 가운데 골드만삭스, UBS 등이 4~5위 싸움을 하는 형국”이라고 전해왔다.

이어 “5위권 밖 외국계 증권사 경우 플로우(기관자금, Flow)가 없기 때문에, 리서치인력과 증권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바로투자증권 IB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들이 외국계 증권사에 주문을 내는 이유는 외국계가 분석한업종, 종목에 공감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라면서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등 금융정책에 대한 미국 현지 본사의 전망자료나 분석을 듣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했다. 이어 “결국 본사의 매크로적인 시각을 전달해줄 수 있는 최소 인력만 남기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구조조정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김일구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법인영업 시장에서 밀려난 외국계 증권사들은 정확한 논리를 바탕으로 장기전략을 제시하던 풍토에서 벗어나 트레이더를 겨냥한 단기적인 방향성만을 언급하는 방식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그 결과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애널리스트 숫자가 늘어난 곳은 전체 19곳 가운데 4곳(21%)에 불과했다. 반면 국내증권사 (펀드판매사, 채권중개증권사, 합병 증권사 제외)의 소속 애널리스트는 33곳 가운데 14곳(42%)이 증가했다.

◆ 5년간 주식형펀드 29조 순유출...설정액 급감에 애널리스트 구조조정

기관 거래대금 감소도 리서치인력 감소의 주된 요인이다. 6년째 HMC투자증권의 법인영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희진 법인사업본부장 상무는 “처음 법인영업을 맡았을 때 기관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지금은 절반수준”이라고 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1년 일평균 기관 거래대금은 1조 6643억원에서 지난해 8980억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사실상 반토막이다. 김일구 센터장은 “법인영업 축소로 예전에 비해 애널리스트 1명당 생산성도 1/3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 규모 축소도 문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째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유입돼야 기관 주문이 느는데 첫 단추부터 망가지니 증권사 법인영업 축소, 자연스레 리서치인력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자산운용사에서도 펀드매니저가 되기전 2~3개의 업종을 전담하는 리서치 애널리스트가 있다”면서 “이들 역시 전체시장 규모 축소로 시장이 망가지면서 펀드매니저가 되기도 전에 잘려나갔다”고 했다. 운용사에 몸담았던 러시치 인력까지 범위를 확대할 경우 그 숫자는 더 많아진다는 얘기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만 29조54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전체 순자산이 48조5702억인 점을 감안하면 5년새 37.8%의 국내펀드시장의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사공탁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이사는 “핵심역량으로 평가받던 IB사업내 M&A컨설팅, 장외파생, 채권비지니스, 캐피탈마켓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당시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던 주식영업과 리서치는 그룹 전략에 따라 정리했다”고 밝혔다.

도이치증권 관계자는 “솔직히 요즘 외국계IB들이 많이 어렵다”면서 “리서치 인력이 그만두면 충원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단, 골드만삭스의 경우 IT·화학 글로벌시각에서의 분석이 필요해 본사와 해외사무소로 재배치되는 과정에서 애널리스트 감축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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