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경영 키워드 '신성장·시너지·IB'
"美금리인상 대비,해외채권 투자확대·듀레이션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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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우수연 기자] 증권사간 인수·합병(M&A)를 통한 합종연횡, 정치 경제적 환경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요즘 증권업계는 한 해 전략짜기에 분주하다. 변화와 리스크가 커진만큼 내실경영을 기반으로 한 신규 수익원 발굴, 시너지 극대화가 올 경영전략의 주류를 이룬다.
최근 뉴스핌이 국내 주요 14개 증권사 CEO를 대상으로 '2017년 경영전략' 설문을 진행했한 결과, 정유년 새해 증권사 증권사 CEO들의 주요 경영키워드는 '신성장·시너지·IB(투자은행)'로 요약됐다.
여의도 증권가 <김학선 사진기자> |
각 사별 경영전략 키워드는 회사별 특징을 반영한다.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같은 대형사들은 초대형IB 출범에 따라 IB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4개 대형사는 모두 핵심 키워드에 'IB'를 포함시켰다.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IB와 WM(자산관리)부문의 연계를 강조했다. KB증권은 '국내 최정상 WM·IB하우스로서 도약'을 얘기했고, NH투자증권도 '안정적 WM수익에 기반한 IB은행 모델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작년 M&A를 통해 통합을 마무리한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시너지'를 중요한 가치로 언급했다.
오너가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은 안정적이고 중장기적인 성장을 내다봤다. KTB투자증권은 '중장기 성장 기틀 마련', 유진투자증권은 '수익구조의 질적 향상'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 2017년 최대 경영 리스크는 '美 금리인상'
설문결과, 많은 CEO들은 올해 경영 화두로 '신규 수익원 확보(36%)'를 꼽았다. 증권업계 기존 주력 사업이던 브로커리지부문이 약화되고, 줄곧 하향세를 타던 채권금리도 오르면서 채권운용에서의 안정적인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중소형사의 경우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특화전략 모색(32%)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내부 시너지를 강화(18%) 하는 것도 올해 증권업계에서 풀어야할 숙제다. 통합을 겪은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사들은 '시너지'를 올해 화두로 선정했다.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주로 7% 이상 10% 미만으로 정한 증권사들이 다수(37%)였다. 그 중에서도 미래에셋대우,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올해 두자릿 수의 ROE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올해 최대 경영 리스크로는 미국 금리인상(35%)이 꼽혔다. 미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손실도 커지기 때문이다. 작년 9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는 180조원에 달한다.
그 외에는 트럼프 정국이나 유럽 대선 같은 대외 정치 이슈(25%)가 걱정거리로 부각됐으며, 초대형IB 출범 이후 업계에서의 경쟁 심화(20%), 조기 대선 등 국내 정치(15%) 문제도 증권업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로 언급됐다.
◆ 美 금리인상에 대처하는 국내 증권사의 자세…'해외채권 확대·듀레이션 축소'
작년 4분기부터 미국 금리인상과 '트럼프 쇼크'로 글로벌 금리의 급등이 시작됐다. 미국이 경기회복을 근거로 금리를 올리고, 트럼프 당선자가 재정확대와 감세정책을 언급하면서 채권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증권사들은 투자 자산 다변화와 듀레이션 축소를 대응 전략으로 내놨다. 해외채권 등 채권의 투자 범위를 넓히고 단기물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재편해 금리 상승 리스크를 최대한 헤지한다는 계산이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당사의 채권운용 전략은 투자 다변화와 리스크 관리"라며 "선진국과 신흥국 등 해외자산 시장으로 투자 영역을 다변화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경은 KB증권 사장도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우량 크레딧을 선별해 편입하는 등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시행하고, 시나리오별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도 단기 위주의 운용으로 방식을 변경하고 해외수익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운용 채권의 듀레이션을 줄이고 금리 상승에 방어하기 위한 헤지 포지션을 구축해 안정적 캐리수익을 추구할 것"이라며 "다양한 통화의 채권에 투자해 리스크를 분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설문에는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KB증권 사장, 최석종 KTB투자증권 사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등 14인의 CEO들이 참여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