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터 달러까지 여름에 반전 온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다우존스 지수가 2만선을 뚫고 오른 가운데 뉴욕증시의 ‘트럼프-온’이 후끈 달아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인접한 남부 국경 지대에 장벽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데 따라 건설과 소재 섹터가 날개를 달았고, 금융 섹터를 필두로 기존의 ‘트럼프 트레이드’ 종목도 강세다.
하지만 이는 위험자산의 마지막 파티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주식과 원유를 포함한 위험자산의 랠리가 연내 일제히 종료될 것이라는 얘기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2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좁은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개별 섹터와 종목의 상승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보험과 은행, 스몰캡 등 기존의 ‘트럼프 종목’이 강한 랠리를 펼쳤고, 인프라 관련 종목 역시 매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모간 스탠리와 골드만 삭스가 장중 각각 1% 이상 올랐고, 유나이티드 헬스가 3% 급등했다. 금융 섹터가 장중 한 때 1.7% 뛰며 2개월래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멕시코 장벽 건설을 겨냥, 트레이더들은 앞다퉈 건설주와 소재 섹터로 뭉칫돈을 베팅했다. 건설업체 튜터 페리니가 최근 이틀 사이 17% 랠리했고, 스위스 시멘트 업체 라파지 홀심이 2% 상승했다.
월가 트레이더들이 정책 수혜주를 발굴, 베팅하는 데 혈안이 된 가운데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강한 경고가 나왔다.
S&P500 지수의 2500선 돌파 전망과 국제 유가의 70달러 선 안착, 여기에 달러 인덱스의 110선 돌파까지 주요 자산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상당하지만 이르면 오는 여름 강세장이 종료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주요 자산이 시장의 기대치까지 상승한다 하더라도 이를 지지할 버팀목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급속한 금리인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 인하 철회와 같은 메이저급 악재가 돌출하지 않는 경우 자산시장의 상승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영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묘안이 부재한 상황에 트럼프 행정부가 주가 랠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성장률을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2009년 이후 장기 강세장의 불쏘시개를 제공했던 기업 이익률 상승과 초저금리가 2018년초 뚜렷한 반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파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BofA는 내다봤다.
달러화 역시 보호 무역주의 정책으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가 시장 전문가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버러니 어소시어츠의 라슬로 버러니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가 단기간에 강한 상승을 지속한다면 가까운 시일 안에 가파른 조정이 나타날 여지가 높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주가 밸류에이션 역시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