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포함 미국-유럽 은행 장기 전망 낙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에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은행권은 관련 사업을 축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에 따른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인 멕시코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재하다는 평가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최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씨티바나멕스를 소유한 씨티그룹을 포함한 미국과 유럽 은행권이 멕시코 현지 비즈니스 및 투자 계획을 철회 또는 축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멕시코 경제에 흠집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 페소화 약세가 오히려 경쟁력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한 달 전 멕시코에 4년에 걸쳐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드를 포함한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멕시코 투자 계획을 철회시킨 데 이어 장벽 건설까지 적대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지만 씨티그룹은 투자 계획을 밀고 나갈 예정이다.
마이클 코뱃 씨티그룹 최고경영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과거 전쟁과 불황, 경기 침체, 무역전쟁 등 갖가지 위기 속에서도 기업들을 지원했고, 앞으로도 물러서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은행권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멕시코의 BBVA 방코메르를 소유한 BBVA의 프란시스코 곤잘레즈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당장은 멕시코 경제가 많은 난관을 맞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극복 가능한 위기이며, 미국과의 정책도 바로잡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산탄데르를 포함한 스페인 은행과 아르헨티나 은행들 역시 멕시코 경제의 중장기 전망을 낙관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장벽 건설을 추진키로 한 데 따라 31일로 예정됐던 미국과 멕시코의 정상 회담이 취소되는 등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검토에 나서면서 멕시코가 축출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된 상황.
이 때문에 멕시코 페소화는 지난 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달러화에 대해 14% 폭락했다.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해 멕시코 경제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고, 일부에서는 침체 가능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결과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NAFTA가 파기되거나 멕시코가 협정에서 이탈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금융권의 입장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4년 부실 여신 스캔들로 인해 씨티그룹의 주주들과 월가 애널리스트가 멕시코 사업 부문의 매각할 것을 압박했던 것과 흡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에서는 NAFTA 재협상이 리스크와 함께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잠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의 호르헤 마리스칼 최고투자책임자는 “NAFTA에 명시되지 않은 금융권 사안이 상당수”라며 “재검토를 통해 달러 대출에 멕시코 자산을 담보물로 인정받게 하는 등 은행권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방안이 도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