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무해지환급금형 건강보험 출시 예정
[뉴스핌=이지현 기자] 중도해지할 때 환급금을 주지 않는 대신 최대 25%나 싼 보험 상품이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는 사람들이 늘자 보험사들이 아예 저렴한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무해지환급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암·뇌출혈·급성심근경색증을 주계약에서 보장하는 건강보험에 '유해지환급금형'과 '무해지환급금형'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무해지환급형 상품의 보험료는 표준형 상품보다 저렴하다. 저해지 환급형 상품은 통상 10~20%까지 보험료가 싸고, 무해지환급형은 20~25%가량 저렴하다. 대부분 보험상품 안에 표준형과 저해지·무해지 환급금형이 함께 있어 고객이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올들어 메트라이프생명과 AIA생명이 각각 무해지환급형을 선택할 수 있는 암보험을 내놓았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보험료가 최대 20% 저렴한 'The 알뜰한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이달 무해지환급형을 선택할 수 있는 건강보험을 출시하면 보험업계 전반에 무해지환급형 출시가 늘어날 전망된다.
무해지환급형 상품은 고객들의 선택을 넓힌다는 이점도 있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1년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 보험 상품 판매를 늘려야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무해지환급형'으로 판매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해지·무해지 환급형 상품은 생명보험사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부터 생보업계가 보장성 보험 판매에 적극 나설 예정이어서 다양한 선택지를 포함한 보장성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 '무해지 환급형 상품'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서 메트라이프생명과 AIA생명이 무해지 환급금형 상품을 출시했다. <사진=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
앞서 지난해엔 해지환급금의 일부만 돌려주는 '저해지환급형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저해지환급형은 표준형 상품과 비교해 환급금 수준이 절반에 그친다.
이처럼 저해지·무해지 환급금형 상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은 불경기에 보험해약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생명·손해보험사가 고객의 보험 해약으로 인해 지급한 해지 환급금은 22조9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1조 9200억원, 2014년 20조1300억원의 해지환급금 규모와 비교하면 꾸준히 늘고 있는 것.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이 늘면서 보험사들이 아예 보험료를 저렴하게 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고연령층의 경우 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무해지 환급형 상품을 선택하면 보험에 대한 니즈도 충족하고 보험료 부담은 낮출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