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중국인에 SNS 정보 입력 요구
SNS, 전자기기 체크 거부 시 입국 거절당할 수 있어
[뉴스핌=이지연 기자] 중국인이 미국에 아무 탈 없이 입국하려면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지워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위챗은 중국인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는 텐센트 그룹 산하의 SNS다.
앞서 ‘무슬림 밴(이슬람 입국금지)’ 행정명령을 내렸던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엔 중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제한 조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전 세계 중국인들 사이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트럼프 정부가 외국 관광객에 대한 입국 심사범위를 넓힐 계획”이라며 “미국에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앞으로 온라인 입국 신청란에 SNS 정보를 기입해야 할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국인 입국 금지·제한을 반대하는 시위대. <사진=바이두> |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관계자는 “미국에 입국하는 관광·비즈니스 목적의 중국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정보를 입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10년짜리 미국 비즈니스 및 방문 비자를 보유한 중국인의 경우에도 미국 입국 전 전자 비자 업데이트 시스템(EVUS)에 접속해 SNS 정보를 추가해야 할 전망이다.
더불어 필요할 경우 SNS 비밀번호까지 미국 측에 제공해야 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프라이버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주 존 켈리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색출하기 위해 일부 국가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SNS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판이위(範毅禹)는 미국 내 중국어 신문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말썽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입국하기 전 아예 위챗(웨이신)을 삭제하라고 중국인들에게 조언했다.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은 월 이용자(MAU)만 8억4600만명에 달하는 중국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다.
판 변호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과학자 Sidd Bikkannavar가 최근 미국의 한 공항에서 아이폰 잠금 해제를 강요당했던 사례를 예로 들며 미국 세관이 여행객의 이메일, SNS를 체크하는 것은 소문이 아닌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Sidd Bikkannavar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지만 외모가 인도인과 닮아 이런 수모를 당한 것 같다고 SNS에 밝힌 바 있다.
한편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SNS 정보 기입란에는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인스타그램, 링크드인, 유튜브 등 중국인이 잘 쓰지 않는 사이트가 제시돼 있다.
이에 대해 CBP 관계자는 “현재 정보를 수집할 SNS 리스트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여행객들은 본인이 사용하는 SNS 사이트를 기입하면 된다”고 폴리티코에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