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崔, 뇌물수수·직권남용·인사 등 전방위 공모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대기업 774억원 모금
이재용 부회장, 朴에게 경영권승계 등 부정청탁
[뉴스핌=김기락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합작품’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결과 드러났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 씨가 서로를 이용해 뇌물을 수수했다고 봤다. 특검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박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한 것으로 결론냈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6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90일간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결과 박 대통령과 최씨는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인사 등 전방위에 걸쳐 공모했다.
왼쪽부터 이재용 부회장, 박근혜 대통령<사진=뉴스핌/청와대> |
특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지난 2015년 9월 14일부터 2016년 2월 19일까지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에 대한 승계작업 등 현안 해결을 위한 부정한 청탁 대가로, 이 부회장으로부터 213억원을 수수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은 최씨가 지배하는 유령 회사인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로 36억원을 송금했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 씨가 사용할 말 구입 및 부대비용 등도 유령회사 명의로 41억원을 대신 입금, 총 78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또 이 부회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125억원, 78억원을 출연했다. 영재센터에는 16억원을 보냈다. 총 298억원의 돈을 지원한 것이다. 주기로 약속한 금액을 포함하면 총 433억원 규모다.
박 대통령은 현대차그룹 등 15개 그룹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도록 했다. 기업별 재단 출연금은 삼성 204억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128억원),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롯데(45억원), 한화(25억원), CJ(13억원) 등 총 774억원이다.
삼성 외 다른 대기업들도 대가성 여부에 따라 향후 사법처리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발표대로 이재용 부회장처럼 박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다면, 뇌물공여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지난해 12월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 위쪽 시계방향으로 손경식 CJ 회장, 구본무 LG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특검의 수사 자료를 건네받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이들 대기업을 비롯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 대통령 대면조사 등에 곧 착수할 방침이다. 다만, 지난해 국정농단이 불거질 무렵 김수남 검찰총장과 우 전 수석이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찰에 대해 추락한 국민 신뢰도가 회복될지 미지수다.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관계는 뇌물수수 외에도 특검 수사결과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재단에 출연금을 낸 기업을 대상으로 최씨가 운영하거나 최씨가 추천하는 업체와 용역계약을 하도록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를 방해했다.
최씨 지인의 회사인 KD코퍼레이션 제품을 현대차에 납품하도록 박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에게 지시했고, 결국 납품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최씨가 독일에 있을 때 대출 등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이상화 당시 KEB하나은행 프랑크프루트 지점장을 KEB하나은행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안 전 정책수석이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결과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수사결과 대국민 보고'가 열리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박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는 공무상 비밀이 담겨있는 문서를 공유했다는 점에서도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최씨에게 총 47회에 걸쳐 비밀문건을 이메일 등으로 전달했다.
이날 박영수 특검은 정경유착의 실상을 강조했다. 박 특검은 “정경유착 실상이 국민 앞에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며 “그 바탕으로 소통과 화합의 미래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특검 입장”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