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격화..자금 모집 극심하게 어려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헤지펀드 청산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저조한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연기금부터 대학 기금까지 대형 기관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서 연이어 발을 뺀 결과로 풀이된다.
맨해튼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폐쇄된 헤지펀드가 총 1057개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됐던 2008년 1471개 펀드가 문을 닫은 뒤 가장 높은 수치다. 또 2009년 기록인 1023개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한 해 동안 헤지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701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운영 중인 글로벌 헤지펀드는 9893개로 줄어들었다.
수익률 부진 이외에 업체간 경쟁이 극심한 데다 펀드가 난립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헤지펀드 투자를 중단하거나 금액을 축소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어 업계 상황이 호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헤지펀드 마케팅 업체인 에이지크로프트 파트너스의 돈 스타인브루그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시장이 포화상태”라며 “경쟁이 극심해 펀드매니저들이 자금을 확보하려면 어떤 결점도 없어야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미 상당수의 헤지펀드 업체들이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전통적으로 헤지펀드는 고객들에게 자산의 2%에 해당하는 수수료와 수익금의 20%에 이르는 보수를 부과했으나 최근 수수료와 보수는 각각 1.33%와 17.75%까지 떨어졌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올들어 수익률이 2.23%를 기록해 6%에 근접한 S&P500 지수의 상승률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수수료 인하에도 투자자들 사이에 헤지펀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한편 지난해 헤지펀드 업계의 수익률은 2.86%를 기록해 지수 연계 펀드 및 배당을 포함한 S&P500 지수 수익률인 5.47%와 11.93%에 크게 못 미쳤고, 바클레이즈가 집계한 채권 수익률 3.19%에 비해서도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