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 설비 투자·후판2공장 매각으로 올해 실적 개선
장세주 회장 매주 찾아.."내년 복귀하면 같이할 것"
[당진=조인영 기자] "한국 회사가 외국에 나가 고로(용광로)를 짓고 우리 제품을 만들어 가져온다는 것은 정말 큰 의미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1954년 회사 창립 후 처음으로 자체 슬래브를 생산하게 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22일 동국제강 당진공장에서 열린 ‘브라질 CSP제철소 슬래브 입고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동국제강> |
22일 동국제강은 지난 2005년 브라질 일관제철소 투자 계획을 밝힌 지 12년 만에 숙원을 이뤘다. 제철소에서 만든 슬래브는 49일간 2만km를 건너 지난 18일 당진공장에 도착했다. 슬래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후판으로 제작된다.
장 부회장은 이날 입고식 행사 중 '퍼스트 펭귄'을 언급하며 "펭귄이 먹이를 먹기 위해서는 바다에 뛰어들어야 한다. 불확실한 상황에 동기를 부여하고, 생존을 개척한다. 브라질 제철소를 지은 동국제강 역시 퍼스트펭귄"이라고 말했다.
CSP제철소는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주에 위치해있다. 투자금액은 55억달러다. 연간 생산량은 300만톤으로, 동국제강은 절반에 해당하는 160만톤의 슬래브를 사용할 수 있다. 60만톤은 당진공장에 사용하고, 나머지 100만톤은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다.
쇳물에서 후판까지 일관제철이 가능해지면서 원가절감 효과도 커졌다. 장 부회장은 올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슬래브 고급강종 개발, 냉연 설비 증설로 지난해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기자회견 질의응답(Q&A) 1문 1답이다.
구체적인 원가절감 효과는?
=강종별로 슬래브 가격 외에 엑스트라 가격이 붙는데 경우에 따라 100달러까지 붙는다. 이런 강종을 기존 보다 싸게 공급 받게 되면서 원가절감 효과가 생긴다. 1분기 슬래브 판매로 어느 정도 수익이 났다.
브라질 발레, 포스코, 동국제강 3사 합작 과정서 우여곡절이 있었는지?
=그 때 당시 시황이 굉장히 좋아 투자 지분율을 놓고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시엔 땅 300만평 부지에 고로 1기를 놓고 다운스트림(하부공정)으로 핫코일(열연)과 슬래브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는 발레 50%, 동국제강 30%, 포스코 20% 투자하게 됐다.
CSP제철소 추가 증설 계획은?
=CSP제철소가 고로 2기를 놓을 수 있는 부지다. 철강 공급과잉 상황에서 열연 투자나 고로 증설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가동을 잘해 순익분기점(BEP)을 빨리 달성하도록 하겠다.
반덤핑 등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전략은?
=23개국 20개 제품에 대한 상계관세, 반덤핑이 걸려있다. 국제통상팀에서 수 년 전부터 준비를 해온 일이다. 수출 전 항상 가격과 물량을 확인하고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됐다고해서 큰 영향은 없다. 잘한 일은 중국 H빔을 제소해 가격을 40달러 이하로 후려치지 않도록 공격한 일이다.
올해 추가 구조조정이나 투자계획은?
=할 만큼 했다. 2015년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이 합병하면서 임원 자리만 13명이 줄었다. 빌딩, 유휴부지, 유가증권 모두 팔았고 소단위 공장별로 분석해 파는 것도 검토해달라고 본부장들과 얘기한다. 2후판공장을 파는 것이 목표인데 그간 인도, 이란 등과 접촉이 있었으나 가격과 조건이 안맞았다. 올해에는 팔도록 하겠다.
투자 부문은 냉연설비인 6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 10CCL(착색도장설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원가를 싸게해서 7개월 반만에 설비를 놓을 정도로 빨라졌다. 투자시기만 결정되면 바로 할 수 있다.
재무위험은 더 없는 지?
=전혀 문제가 없다. 올해 10월 2000억원 사채를 갚고 나면 당분간 갚을 것이 없다. 올해는 작년 보다 좋은 성적표를 기대해도 좋다.
전경련 회원사인데 탈퇴의사는?
=탈퇴의사는 밝히지 않았고 현재 관망하는 상황이다. 회비(연간 5억원 이상)는 보류했다.
복역중인 장세주 회장이 내년 복귀한다. 장세욱 부회장의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되나?
-회장님은 돌아오시면 회사생활 열심히 하실 거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간 147번 (장세주 회장) 면회를 했고, 매주 찾아가고 있다. 어제도 면회를 갖는데 (오늘 행사를) 마음 속으로는 섭섭해 하셨을 거다. 크게 내색은 안하시고 '네가 잘하니까 됐다. 똑바로 잘해라'고 하셨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선?
-대한민국 제조업 중 어느 회사가 하고 있는 지 묻고 싶다. 준비는 안되있고 걸음마 단계다. 실제로 적용하는 게 쉽지 않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