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부서+증권IB간 실적 더블카운팅...핵심성과지표도 추후 개선"
[뉴스핌=조한송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은행의 지점 영업력을 발판삼아 투자은행(IB)부문 재도약에 나선 가운데 오는 5월께 은행 IB조직과 물리적 결합을 계획중이다. 특히 은행과 증권은 올해부터 더블카운팅 도입 등 기업금융(CIB) 시너지 강화를 위해 성과평가제도를 손 볼 예정이다. 더블카운팅은 은행이 자사의 고객을 증권사로 소개한 후 금융상품 판매 등으로 수익이 발생할 경우 은행과 증권사의 실적으로 모두 인정해주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하나은행 전 부서와 IB 조직간의 더블카운팅을 적용키로 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CIB모델을 재도입하면서 은행과 증권 IB간 실적을 더블카운팅 해주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한 핵심성과지표(KPI)역시 추후 논의를 통해 설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하나은행의 영업점에서 금융투자 IB 조직에 회사채 발행을 주선할 경우 향후 수수료 발생시 양 조직 실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회사 측은 앞서 CIB모델을 도입한 KB, 신한과 마찬가지로 관련 목표를 핵심성과지표(KPI)로 설정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앞서 CIB 제도를 재도입, 박승길 하나은행 전무를 올 초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으로 겸임 인사했다. 오는 5월엔 은행 IB조직이 하나금융투자 본사로 이전하면서 양사 그룹은 한 명의 그룹장 아래 같은 건물에서 제대로 된 협업도 이뤄진다.
하나금융투자 IB 임원은 "하나금투의 경우 증권사 단독으로 보면 자본 기준 7~8위 규모로 영업하는 데 한계가 있다보니 은행하고 얼마나 시너지를 내느냐가 중요하다"며 "금융지주 역시 은행이 본업으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IB다보니 CIB 모델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여타 증권사처럼 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할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CIB모델의 도입은 대형사 대비 약한 자본력과 네트워킹 능력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으로 판단한 것.
한편 이번 더블카운팅 적용만으로는 실제 직원들의 시너지를 유인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양 IB조직 간 더블카운팅을 인정해주는 방식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양사 IB 조직간의 더블카운팅이 숙원이었으나 영업점과 IB만 더블카운팅을 적용해주는 미봉책에 그쳤다"며 "더블카운팅으로 성과가 왜곡돼 도덕적 해이를 불러일으킨다는 시각에서 KB 등을 포함한 다른 지주에서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큰 시너지를 기대하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