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효과에 돈 안 들이는 마케팅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번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양국 정상이 만나는 플로리다의 마라라고(Mar-a-Lago) 리조트가 새삼 화제다.
트럼프 대통령이 ‘겨울 백악관’이라고 지칭할 정도로 미국 정치권의 주요 캠프로 자리잡은 마라라고는 지난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맞이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플로리다의 마라라고 리조트 <출처=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럭셔리 골프 클럽 중 하나인 마라라고는 정치권으로부터 쏠쏠한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의 후광을 업고 돈 안 들이는 마케팅 효과를 얻은 마라라고는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 회원권 가격을 두 배 인상했다.
주요국 거장들이 거쳐간 ‘겨울 백악관’의 회원으로 등록하기 위한 비용은 20만달러에 이른다. 당초 고가 리조트로 부유층 자산가들에게만 문이 열렸던 마라라고의 문턱이 한층 더 높아진 셈이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VIP들을 백악관이 아닌 개인적으로 소유한 장소에서 초대한 것은 전통적인 관례에 해당한다.
문제는 마라라고가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용 별장이 아니라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 상업 시설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마라라고의 ‘몸값’ 상승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워싱턴 대학의 케서린 클락 법학 교수는 5일(현지시각) CNBC 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영향력을 이용해 사실상 마라라고와 그 밖에 개인적으로 소유한 골프 클럽을 마케팅하고 있다”며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하더라도 윤리적인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 골프 클럽도 마찬가지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골프 산업이 장기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미국의 10개 과세 대상 골프 클럽의 가치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가 소유한 10개 골프 클럽의 가치는 2016년 말 현재 2억6600만달러로, 2012년 이후 10% 가량 뛰었다.
이는 미국의 골프 회원권 보유자가 2005년 3000만명에서 2015년 2410만명으로 급감한 것과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