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불한당’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사람 말고 상황을 믿으라고. 그 말을 그대로 적용하자면 우린 공식 석상에서 본 솔직하고 유쾌한, 그럼에도 젠틀했던 사람, 변성현 감독의 모습 말고 그가 막무가내로 올린 글, 그 탓에 엉망이 된 이 상황만을 봐야 한다.
지난 19일 오후 변성현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간 개인 SNS 트위터에 올린 글들이 문제가 됐다. 주로 지역 차별주의적이고 여성 차별주의적인 발언이었다.
예를 들면 “데이트 전에는 홍어 먹어라. 향에 취할 것이다” “애증이 가득한 전직 노빠로써 노무현을 김대중에 갖다 댈 때마다 좀 부끄러웠는데 문재인을 노무현에게 갖다 대는 건 화가 난다” 등과 같은. 리트윗한 멘션 중에는 “궁둥이 큰 여자치고 성격 나쁜 애가 없다”는 글도 있었다.
배려도 없고 이해도 없는 말들이었다. 변성현 감독의 글은 순식간에 퍼졌고 여기저기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네티즌들은 “불한당 변성현 감독 트윗 보소. 진짜 눈이 썩겠다” “불한당 감독 불한당 콘셉트로 홍보하나?”, “정치적 개인 의사 존중한다. 다만 앞으로 그가 연관된 영화는 보지 않을 거다. 이 또한 내 권리” 등의 반응 보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급함을 느낀(사실 이조차 아닐 수 있다) 변성현 감독은 해명에 나섰다. “아무 생각 없이 적었던 저속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특히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개월을 같이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동시에 그는 “지역 차별주의자나 여성 차별주의자는 결코 아니라는 점 하나만은 말씀드리고 싶다. 저의 고향 역시 전라도이며, 특정 지역과 여성 비하를 일삼는 사람들은 제가 가장 혐오하는 집단이다. 오늘 일로 말의 무거움을 가슴 깊이 새기는 계기로 삼겠다”며 ‘불한당’은 개인의 영화가 아닌 수백 명의 땀과 노력의 결정체라고 강조해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은 냉랭하다. 대놓고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물론, 예매 취소에 나선 이들도 늘어났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이미 ‘불한당’ 평점 테러가 시작됐다. ‘칸 출품작’이라는 타이틀과 언론 호평 속에 예매율 1위를 달리던 영화는 그렇게 하루 만에 주저앉았다.
변 감독이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멘션 중 “대선 때문에 영화 홍보가 안 된다”는 글을 봤다. ‘불한당’은 지금 변 감독이 쓴 글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