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회원 대상 투자권유 문자 변형 형태
[뉴스핌=백현지 기자] 금융감독원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는 문자메시지 근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개미투자자들 스스로 '묻지마 투자'를 조심하는 것 외에 당장 뾰족한 수는 없다는 전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식 문자피싱은 기존 '주식고수'들이 본인이 관리하는 유료회원들을 대상으로 특정종목을 추천해온 것의 변형이다. 대형호재 대기, 1조원대 수주 등 자극적인 메시지를 통해 투자를 권유하는 형태의 일환이다.
한 전업투자자는 "기존에도 주식투자 카페 회원들을 대상으로 종목추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흔했다"며 "이렇게 광범위하게 발송하는 케이스가 없어 화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렇게 추천하는 종목들이 대부분 수익률이 나지 않을 뿐 아니라 매도 물량을 털기 위해 설거지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문자메시지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다수의 투자자가 본인이 신청하지 않았는데 관련 문자를 받았을 뿐 아니라 개인 휴대폰번호가 어디에서 유출됐는지 짐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로 부당이득을 챙기려는 불공정거래 현황을 조사중이라고 공식 밝혔다. 문자메시지는 리치클럽, 부자아빠, 신부자아빠 등의 이름으로 에스마크, 필룩스 등 5종목을 추천했으며 이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매매 평가손실은 총 9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하루 뒤인 25일에도 금감원이 실태 조사 중인 '신부자아빠' 이름으로 종목 토필드 추천문자가 또다시 대량 배포된 것. 토필드는 이날 장중 24.31% 상승했다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전날대비 9.52% 오른 가격에 마감했다. 거래량은 1330만주가 넘어서며 5월 평균 거래량(약 15만8000주)의 88배가 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문자유포 대상자들은 대포폰 사용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문자발송자를 찾아내기 쉽지 않다는 것. 더욱이 해당 문자가 1조원대 대형수주, 공시 임박 등 허위사실을 미끼로 내세우지 않는 단순 투자권유일 경우 불공정 거래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박은석 금감원 자본시장조사1국 국장은 "혐의계좌 추적 등을 통해 문자발송 주체와 계좌연계성을 확인하는데 주력하고 있다"이라며 "조사 중인 사건임에 보도자료를 낸 것은 투자자들이 이런 사안에 대해 주의하도록 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