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법인에 전담팀 신설해 경력인재 채용
[ 뉴스핌=황세준 기자 ]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할 '차세대 GPU'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GPU는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반도체로 낮은전력으로 빠른 연산이 가능해 VR,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활용범위가 넓다.
1일 관련업계와 회사측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법인과 텍사스 오스틴법인에 차세대 GPU 개발 전담 팀을 신설하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경력 인재들을 채용했다.
삼성전자는 채용공고문에서 "차세대 GPU를 개척(Pioneer)하는 것은 우리의 매우 중요한 전략 프로젝트"라며 "이 GPU는 스마트폰, 태블릿, 기타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모집 요강에는 GPU 하드웨어 설계 전문가, 기능 시뮬레이션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업계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자체 GPU 개발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모바일 프로세서 '엑시노스'에 ARM의 말리(Mali) GPU를 사용해 왔다.
10나노 공정 기반 AP 엑시노스9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GPU 자체개발 움직임은 지난해 세계 최대 GPU 설계 기업인 엔비디아(Nvidai)와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칩을 위탁생산하면서 협력관계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해석했다. 양사는 2014년 9월부터 진행해온 GPU 관련 특허침해 소송도 지난해 5월 합의로 종결하고 소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자체 개발 GPU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 처음으로 'GPU'라는 표현이 등장한 상황이다.
갤럭시 S8의 메인칩인 '엑시노스 9'에는 CPU와 GPU가 메모리를 공유하면서 하나의 연산장치처럼 가동하는 HSA(Heterogeneous System Architecture) 기술도 처음으로 적용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자체개발 GPU를 선보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GPU는 삼성전자가 집중 육성하려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DS부문에 파운드리사업부를 신설한 것은 설계(시스템LSI사업부)와 생산을 분리해 제품 개발에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2020년 4나노미터(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미세공정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기도.
이 자리에서 윤종식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초 연결 시대에 반도체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광범위한 첨단 공정 로드맵을 보유하고 있는 파운드리 파트너로 최적의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헬스케어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VR) 등 GPU 기술력을 요구하는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이미 GPU의 방대한 연산 내용을 저장하고 처리하기 위한한 'GDDR'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의 'GDDR' 메모리는 기존 D램보다 4배 이상 빠르면서도 소비전력은 약 40% 낮아 초고화질(UHD) 고해상도 영상 처리 등에 적합하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