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다 비싸도 인기...'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3000만원대
디자인부터 일반 제품과 달라, 실적 견인차 역할
[ 뉴스핌=황세준 기자 ]가전업계가 왠만한 자동차보다 비싼 프리미엄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TV는 국산 중형차 수준의 가격대 제품이 나왔고 냉장고 역시 소형차와 맞먹는 수준이다.
7일 가전업계 및 각사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915L 용량의 '셰프컬렉션 포슬린' 냉장고의 출하가격은 1499만원이다. 이는 쉐보레 2017년형 '더 넥스트 스파크'(992만~1562만원), 현대차 2017년형 '엑센트'(1142만~1934만원)과 비슷하다.
'셰프컬렉션 포슬린' 냉장고는 제품 제작에 40일간 전문가들의 수작업을 거친다. 초벌구이, 재벌구이 등 2번 구운 후 보강재를 입히고 연마작업을 하는 등 총 27단계를 거친다. 보강재는 방탄복에 사용하는 섬유 복합 소재인 아라미드(Aramid)를 사용했다.
삼성전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호림아트센터에서 '셰프컬렉션 포슬린'을 선보이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일반 냉장고는 열성형 방식을 통해 내부 틀을 한번에 뽑아내는 데 비해 포슬린 냉장고는 장난감 블록 맞추듯이 3면을 조립해서 만든다.
또다른 셰프컬렉션 라인업인 919L 용량의 '패밀리 허브' 냉장고 역시 삼성스토어 기준 1112만~129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음성인식 기능을 통해 보관 중인 식재료 확인부터 쇼핑까지 할 수 있다.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77인치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출하가격 3300만원이다. 기아차의 2018년형 '스팅어'(3500만~5110만원), 'K5'(1730만~3295만원), 현대차 2017년형 '소나타 뉴라이즈 하이브리드'(3029만~3501만원)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는 두께가 6mm 미만으로 벽에 완전히 밀착하듯이 설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마치 그림 한 장이 벽에 걸려있는 듯한 디자인을 구현한다. 화면 이외의 모든 부품과 스피커커는 '이노베이션 스테이지’로 분리했다.
올레드 TV는 LCD TV와 달리 백라이트가 없다. 픽셀 하나하나가 빛을 내기 때문에 완벽한 검은색을 구현한다. 아울러 좌우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색이 왜곡되지 않는다.
캐리어에어컨은 1000만원대의 최고급 '와인셀러'를 판매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까지 100만원대 이하의 보급형 와인셀러를 선보였으나 소비자 반응이 좋아 VIP 시장을 노린 최고급 모델로 확대했다. 주요 고객은 상위 소비자들 및 호텔, 고급 음식점, 와인바 등이다.
가전업계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 기조로 이같이 초고가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들은 수량 기준으로는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만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가 27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서 열린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생일 행사에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를 전시했다. 행사에 참가한 관람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
실제 삼성전자 CE(TV·가전) 부문은 지난 1분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3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같은기간 LG전자 H&A사업본부는 5208억원, HE사업본부는 3822억원을 달성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인수한 고급 가전 브랜드 '데이코'로, LG는 자체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 대표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혁신 제품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제고한 공로로 지난해 32억여원의 상여금을 받기도 했다.
각사의 초고가 제품들은 타사와의 기술적 차별성을 강조하는 측면도 있다. 초고가 제품군은 전체 시장에서 1% 미만을 차지하지만 전체 기업 이미지를 높일 수 있고 다른 주력모델 판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측은 "우리는 500만원 이상 프리미엄 냉장고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며 "패밀리 허브는 이제 (프리미엄 라인업의) 기본 사양이고, 올해 프리미엄 매출액을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측은 "차원이 다른 제품으로 고객들에게 프리미엄의 가치를 제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할 것"이라며 "제품, 마케팅, 서비스, 조직문화 등 기업활동의 전 영역에서 고객들이 사고 싶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