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백악관 정상회담, 이민·기후협약 등 쟁점 많아
[뉴스핌=이영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백악관에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모디 총리를 '진정한 친구'라고 치켜세웠지만 이민정책과 기후협약 등 이슈에서 세우고 있는 대립각이 어떻게 누그러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자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미국에 도착한 인도 모디 총리를 트위터를 통해 환영하면서 "월요일 백악관에서 만날 것을 고대하면서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친구와 중요한 전략적 이슈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민정책, 기후협약 등 충돌 가능성
오는 26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반(反) 이민정책에 대한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지가 관건인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는 그간 미국의 전문직 비자인 H-1B 프로그램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트럼프는 IT 기업들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미국 일자리를 값싼 외국인 인력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4월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서 H-1B에 대한 포괄적 리뷰를 지시했다.
기후변화 대응도 이번 회담에서 정식 어젠다는 아니지만 양국 긴장 고조의 배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파리 기후협약에서의 탈퇴를 결정했지만 인도는 중국과 함께 파리협약에 대해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파리협약 체결 대가로 다른 나라에 수십억 달러의 지원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해 인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블룸버그통신> |
◆ 양국 모두 제조업 자국 중심주의 강조
이런 가운데 양국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인도 브루킹스 연구소의 해외정책 연구위원 드루바 자이샹카르는 "간단하고도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정상회담이 시작되겠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관측했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어 양국의 제조업에 대한 입장도 좁혀야할 이슈다.
인도시장을 노리는 미국기업들은 모디 총리의 정책에 대해 관심이 높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이슈에서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이번 미국-인도 정상회담은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제조업 부문에서 두 정상의 입장 대립은 관심의 초점이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14년 취임하고 나서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모토로 삼아 각종 제조업 부흥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모디 정부는 자국시장 개방에 대한 대가로 외국 기업의 자국 내 생산기지 설립을 압박하고 있으며 여기에 미국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애플은 최근 인도에서 '아이폰SE' 생산을 시작했다. 인도는 올해 미국을 제치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록히드마틴은 인도 공군이 대규모 수주를 한다면 현지에서 F-16 전투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포드는 오는 2018년 인도에서 생산된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으로 제조업 공장과 일자리를 되돌리겠다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와 충돌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호주 소재 그리피스 아시아 연구소의 이사직대 아안 홀은 "경제적 자국중심주의간의 충돌이 생길 것"이라며 "트럼프와 모디가 공감할 요소가 드물고 두 정상 모두 자신의 국민을 향한 목소리만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