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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 죽음 뒤 숨겨진 비밀…'행복팀' 사건의 전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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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지원 기자] 지난 14일, 한 60대 농아인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함께 살던 가족들조차 예상치 못했던 그의 죽음. 평소 다정하고 밝았던 가장은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KBS 2TV ‘추적 60분’은 28일 ‘농아인들에게 은혜를 내린 남자의 비밀’ 편에서 한 농아인의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친다.

농아인 임성재 씨는 아내도 모르게 매일같이 누군가와 영상통화를 해왔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유족으로부터 생전에 임 씨가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건네받고 살펴보던 중, 이상한 내용의 영상과 문자를 발견했다.

기괴한 가면과 망토 차림의 남성이 수화로 무언가를 말하는 영상, 그리고 거액의 빚을 갚으라며 독촉하는 문자들. 임 씨가 죽기 사흘 전, 그를 만났다는 한 지인은 임 씨가 금전적인 고민을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당시 임 씨가 직접 작성했다는 쪽지에는 대부업체의 이름과 금액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의 접점에는 ‘행복팀’이라는 정체불명의 조직이 있었다.

故 임성재 씨 부인은 “남편이 항상 밤마다 방문을 닫아놓고 영상통화를 하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장효주(가명) 씨는 최근까지 '행복팀'의 중간 간부로 있었다. 농아인인 그녀는 애초 ‘행복팀’의 취지가, 농아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때문에 돈을 많이 투자할수록, 농아인들이 모여 사는 건물도 빨리 지을 수 있고 보상도 더욱 커진다는 것.

장효주 씨 외에도 많은 농아인들이 이런 감언이설에 속아 전 재산은 물론 각종 대출을 받아 행복팀에 투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행복팀 회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영상과 교육자료 등 관련 자료들을 전격 입수, 분석했다. “조직을 보호하고 침묵하라, 배신하지 말라”는 강령부터, 대표에 대한 일종의 충성맹세서까지, 마치 사이비 종교를 방불케하는 행복팀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장 높으신 분’의 비밀
‘행복팀’ 총괄 대표 한유미(가명) 씨의 수화영상 중에는 “진짜 부자가 되는 길을 인도해주시는 분이 누구입니까? ‘가장 높으신 분’ 한 분입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 모든 일의 중심에는 계속해서 거론되는 한 사람, ‘가장 높으신 분’이 있었다. ‘행복팀’ 회원들은 그가 90대 고령의 재력가로, 농아인들을 사랑하는 비장애인(청인)이라고 했다.

교육 영상 속의 한 연설자는 ‘가장 높으신 분’이 농아인들을 어둠 속에서 구해줬으니 그 ‘은혜’에 감사해야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함께 합숙훈련을 하며 단체 불빛으로 감사를 표현하는가 하면, 수화로 응원 퍼포먼스를 벌이는 회원들. 하지만 정작 ‘가장 높으신 분’을 만났다는 사람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유력한 단서는 수상한 박스를 어디론가 나르는 한 간부의 모습이 포착된 CCTV. 매주 2, 3회씩 이 간부가 특정 인물과 함께 해당 장소에서 무언가를 주고받곤 했다는 목격자도 나타났다. 그리고 베일이 벗겨진 ‘행복팀’의 수장, ‘가장 높으신 분’은 충격적이게도 전혀 뜻밖의 인물이었다.

◆왜 그들은 ‘행복팀’을 여전히 믿고 있나
현재까지 경찰이 밝혀낸 이 사건의 피해인원만 약 5백 명, 피해액은 2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실제로 피해신고를 접수한 인원은 146명, 피해액은 102억 원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 전 재산을 ‘행복팀’으로부터 사기를 당하고도 여전히 ‘행복팀’을 믿고,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적 60분’에서는 농아인 사회의 ‘조희팔’ 사건이라 불리는 ‘행복팀’ 사기사건의 전말을 통해 이 사건이 농아인 사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뉴스핌 Newspim] 박지원 기자 (pjw@newspim.com)·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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