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급히 올린 후 근로시간 9% 줄고 저임금 월급 감소"
"시애틀의 특징적 변화… 최저임금 인상 효과와는 별개"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실시했더니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주립대는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숫자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시애틀은 최저임금을 2014년 9.47달러에서 2015년 11달러로, 지난해 다시 13달러로 올렸다. 미국 연방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 7.25달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시애틀은 2021년까지 전 업종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릴 예정이다.
◆ 워싱턴대 연구 "시급 빠른 인상이 되레 저소득층에 타격"
해당 연구에 따르면, 작년 시애틀의 최저임금이 시간당 11달러에서 13달러로 인상된 후 시간당 인건비가 19달러 미만인 저임금 근로자의 월 소득이 오히려 125달러(6.6%) 줄어들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시간당 임금이 3.1% 올랐지만, 근무시간이 9.4%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저임금 근로자가 받는 평균 월급은 최저임금 인상에도 1897달러에서 1772달러로 줄었다.
최저임금이 시간당 11달러에서 13달러로 인상된 후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감소한 것을 보여주는 그래프. <자료=워싱턴주립대 보고서> |
시애틀 전체로도 연간 근로시간이 1400만시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노동자 숫자로 환산하면 5000명에 달한다.
◆ "시애틀 경기 호황으로 저소득 일자리 준 것, 버클리대 연구 결과 보라"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주는 저임금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경험이 풍부한 고임금 직원 고용을 크게 늘리는 방식으로 최저임금에 대응했다. 그 결과 시간당 19달러를 넘게 받는 노동자는 크게 증가했지만 그 이하를 받는 근로자 숫자는 줄었다.
연구진 중 한 명인 제이컵 빅더 연구원은 "최저임금이 1달러 오르면 약 3달러 정도의 고용기회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애틀과 같은 방식으로 임금을 급격히 올리면 고소득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은 늘지만 실제 도움이 필요한 계층이 위협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LA타임스는 워싱턴주립대의 연구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와 고용시장 변화를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애틀은 미국의 다른 도시에 비해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어, 평균 임금이 13달러 위로 오르면서 저소득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최저임금을 실시해도 식당 등 서비스업종은 고용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UC버클리의 연구 결과를 부각시키며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버클리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0% 오를 때 요식업종 근로자의 임금은 1% 가량 올랐고, 일자리 숫자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