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원들이 전하는 독일 순방·G20 정상회의 뒷 이야기
[뉴스핌=정경환 기자] 지난주 독일 공식방문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그야말로 국제무대에서도 통하는 '핫 피플(뜨거운 관심의 주인공)'임을 입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이번 다자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 인기가 많다는 것을 수행원 모두가 느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독일 방문 기간 중 양자 정상회담만 8개에 국제기구 수장 2곳 등 10개 정상급 회담이 열렸고, 시간 관계상 하지 못한 회담이 무려 8곳이나 된다.
이 관계자는 "이번 G20 회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상이 문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었다"면서 "정치혁명을 이룬 두 지도자에 대해 정상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회담뿐만 아니라 문화공연 관람 때에도 문 대통령은 특급 VIP 대접을 받았다. 메르켈 총리는 음악회가 열린 엘브필하모니 콘서트홀 최고 로열석에 4개국 정상 내외가 앉도록 배치했다. 여기에는 마크롱과 트럼프, 문 대통령과 내외가 나란히 앉았고 이어 푸틴 대통령의 자리가 배정됐다. 메르켈 총리와 시 진핑 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이 2열에 앉은 것을 감안하면 우선적인 배려를 받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지난 5일 베를린 연방총리실에서 회담을 마친 후 환영 나온 교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무엇보다 이번 G20 의장국 수장으로서 독일 메르켈 총리의 환대는 남달랐다.
메르켈 총리는 만남 이전부터 문 대통령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표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통화하면서 '빨리 만나자'면서 자신의 일정표를 들고 날짜를 정하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G20 회담에서 의장국 정상인 메르켈 총리에게 양자 회담 요청이 빗발쳤지만, 문 대통령과 회담을 우선 순위에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메르켈 총리와 회담 이후 교민들과의 만남도 눈길을 끌었다.
당초 의전은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의 면담 이후 바로 나가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회담이 끝난 뒤 두 사람이 나왔을 때 교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연호하자, 문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에게 '먼저 들어가시라. 나는 교민들을 뵙고 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을 따라갔다. 결국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100여 미터 떨어진 담장까지 함께 걸어갔다. 독일 총리실 관계자들 입장에선 '정말 유례 없는 일'이었다고.
G20 선언에서도 메르켈 총리의 문 대통령에 대한 배려는 이어졌다. 북핵 문제가 최종 정상선언문에는 빠졌는데, 메르켈 총리는 의장국 정상으로서 언론 발표를 하고 난 뒤 단상에서 내려갔다가 다시 단상으로 올라와서 북핵문제를 발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는 원래 G20 자체가 경제 플랫폼이어서 그런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리트리트 세션에서 북 미사일 등에 대한 발언을 하고 다른 정상들의 지지 발언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실 한국이 하고 싶은 발언이 대부분 반영된 것"이라며 "아마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한 대한민국과 문 대통령에 대한 존중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였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