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 에너지, 3년 사이 4배 급증 전망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의 셰일 붐으로 인해 중동 산유국의 감산에도 국제 유가가 반등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앞으로 3년 사이 미국 원유 수출 규모가 4배 급증,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회원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셰일 업계가 쏟아내는 공급 물량에 대해 중동 산유국의 원성이 높지만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원유 <사진=블룸버그> |
11일 피라 에너지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원유 수출 물량이 하루 225만배럴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하루 52만배럴에서 3년 사이 네 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쿠웨이트와 나이지리아의 원유 수출 규모는 각각 하루 210만배럴과 170만배럴로 파악됐다.
이번 전망은 대대적인 감산을 통해 2014년 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에 머무는 유가를 끌어올리려는 OPEC 및 비회원 산유국들에게 커다란 악재다.
유가 폭락에 따른 재정 악화와 실물경기 하강 기류를 탈피하는 일이 미국발 유가 하락 압박에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피라 에너지의 게리 로스 글로벌 원유 헤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전세계 원유 수출 시장에서 상위 10위권에 진입할 것”이라며 “감산으로 유가 반등을 꾀하는 OPEC에 매우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말 원유 수출 금지를 해제한 이후 에너지 업계는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새로운 시장으로 공격적인 원유 수출에 나섰다.
옥시덴탈 정유가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의 코퍼스 크리스티에 원유 수출 터미널을 개설하는 등 미국 원유 업체들의 시장 확대 움직임이 OPEC 회원국의 감산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원유 수입국에 해당한다. 지난해 하루 790만배럴의 원유를 해외 업체의 공급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는 텍사스와 노스 다코타 유전의 저유황 원유에 대한 정유 업체들의 수요가 지극히 제한적이고, 이에 따라 캐나다 및 사우스 아라비아 원유의 수입이 지속된 데 따른 결과다.
한편 지난 5월 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은 감산 프로그램을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당시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필요한 경우 감산 기간의 추가 연장과 감산 규모 확대 등 유가 안정을 위해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