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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한계기업 정크본드 갈아타기 '진풍경'

기사입력 : 2017년07월21일 18:09

최종수정 : 2017년07월21일 18:28

유럽 채권시장 리스크 외면 경고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대출시장에서 퇴출 위기를 맞은 기업들이 하이일드 본드 시장에 몰려들면서 유럽 채권시장이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신규 투자처 확보에 난항을 겪는 펀드매니저들이 공격적인 매입에 나서면서 대출에서 정크본드로 갈아타는 기업이 급증했다.

런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투자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투기등급의 대출 한계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낮은 비용에 자금을 조달하자 시장 전문가들은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21일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연초 이후 대출 연장이 막힌 투기등급 기업이 정크본드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12건에 달했다.

네덜란드 유통업체 막세다는 지난주 채권시장에서 4억7500만유로의 자금을 조달했다. 2015년 집행된 대출이 연장되지 않아 내린 결정으로, 발행 금리는 6.125%를 기록했다.

프랑스의 인포프로 디지털 역시 대출 연장이 어렵게 되자 하이일드 본드 발행으로 5억유로의 자금을 확보했다. 발행 금리는 4.5%로, 기존의 대출 금리 5.75%를 크게 밑돌았다.

이 같은 대출에서 채권으로 갈아타기는 연초 이후 유럽에서 꼬리를 물고 있다. 전통적으로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의 경우 회사채 시장보다 금융권 대출 조건이 유리했지만 최근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뭉칫돈을 손에 쥔 채 투자 자산을 발굴하는 데 애를 먹는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인 매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기존의 대출금 연장이나 금리를 포함한 조건의 협상이 어려운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에 대해 리스크 평가가 허술하다는 점이다.

로열 런던 애셋 매니지먼트의 아자르 후세인 하이일드 본드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금융권 대출에서 회사채로 옮겨 가는 기업들은 대개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업체들"이라며 "기존의 여신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배경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시장에서 밀려난 기업들이 펀드 매니저들에게 투자 기회를 제공한 셈이지만 리스크가 외면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달 CCC 등급인 헤마와 클뢰크너 펜타파스트가 각각 8.5%의 수익률에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 유럽 채권시장의 고위험 거래가 급증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꼽힌다.

이날 FT는 일부 펀드 매니저들이 회사채 발행을 저울질하는 기업들에게 접근, 물량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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