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어조로 조서 기재되지 않은 내용 추가 설명
[뉴스핌=최유리·김겨레 기자] 첫 법정 증언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 신문에 적극 해명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전·현직 삼성 임원 5인에 대한 50차 공판기일에는 이 부회장이 피고인 신문 대상자로 출석했다.
검정색 정장을 착용한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4시40분 재판부에 고개숙여 인사를 한 후 피고인석에 앉았다. 오전 10시부터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의 신문을 담담히 지켜보던 이 부회장은 차분하게 특검측 신문에 응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이날 이 부회장은 신문 중간중간 "내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냐", "질문 취지가 잘 이해되지 않는데, 다시 얘기해 달라", "질문을 끊어서 해달라"라고 말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검 조사때 조서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설명을 하기도 했다.
특검이 "안종범 전 수석 수첩에 JTBC 내용이 써있는데 독대 때 나온 얘기가 맞나"라고 질문하자 이 부회장은 "당시에는 탄핵이 진행 중이어서 말한 내용을 조서에 기재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독대 분위기를 전하기 위해 설명을 드리겠다"고 부연 설명에 나섰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한 특정 단어나 표정, 분위기 등을 자세히 묘사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이적단체라는 단어까지 쓰며 JTBC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면서 "굉장히 흥분하고 얼굴이 빨개지셔서 회사 현안 등을 말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당시 정황을 설명하기 위해 개인적인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2차 독대 당시 삼성그룹의 현안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며 "당시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간담회 발언이 잡혀있어 준비에 집중했다"면서 "카메라 앞에 선 경험도 없고 조리가 없어서 카메라로 찍으며 연습하고 전문가에게 코치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의 질문에 직접 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이 자신의 혐의 진술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9일 첫 재판(준비기일 포함)이 시작된 지 147일 만이다.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재판장은 취재진과 방청객이 몰려 150석이 모두 꽉 찼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