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북한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한 어조에 대해 입을 열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사진=AP/뉴시스> |
9일(현지시간) ABC방송과 CN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말레이시아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김정은이 외교적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기 때문에 그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대통령은 단지 북한 정권에 미국이 의심할 여지 없이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있다는 것과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할 것임을 분명히 하길 원하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언급에 대한 과도한 해석을 진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름휴가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 이후 "북한은 미국을 더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면서 "그들은 전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북한도 강하게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전략군 대변인 성명을 통해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때 없이 남조선 상공에 날아들어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 공갈하고 있는 미제의 핵전략 폭격기들이 틀고 앉아있는 앤더슨 공군기지를 포함한 괌도의 주요군사기지들을 제압·견제하고, 미국에 엄중한 경고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 전략 탄도로케트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 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핵무기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이를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틸러슨 장관은 즉각적인 북한의 위협은 없다면서 미국인들이 밤에 잘 자도 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그는 "지난 24시간 동안 상황이 급격하게 변한 것을 내가 보거나 아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에서 괌을 거쳐 워싱턴DC로 향할 예정인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위협에도 자신의 일정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괌에 들르는 것을 피하려고 말레이시아부터의 여정을 다시 짜는 것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많은 방향을 향할 수 있기 때문에 괌만 위협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틸러슨 장관은 최근 서방 압박의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만장일치로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택했다.
틸러슨 장관은 "압박이 이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이것이 평양에서 나오는 수사법이 더 커지고 위협적으로 된 것이라고 보며 그들을 코너로 몰았는지는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외교적으로 누군가를 코너로 몰 때는 코너에서 빼내는 방법 없이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